종영까지 단 2회를 남긴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이 자체 최고 시청률 24.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가운데, 이 드라마의 최고 수혜자로 김정난과 윤진이가 거론되고 있다.
김은숙 작가는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집필하는 작품마다 홈런을 날리며 최고의 히트작가로 등극했다. 특히 ‘신사의 품격’은 작년 ‘시크릿 가든’의 신드롬 못지않은 열풍으로 주말을 평정하고 있으며, 그 열풍의 중심에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김정난과 윤진이가 있다.
김정난은 약 30여편의 드라마에 출연한 베테랑 연기자다. 주로 드라마 속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맡아 극의 깊이를 더하는 역할을 해온 그는 ‘신사의 품격’ 방송 초반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김정난은 전작들에서도 청순가련하고 예쁘기만한 역할보다는 ‘신사의 품격’의 민숙처럼 강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역을 주로 맡아왔고, 이번 드라마에서의 활약도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 하지만 김정난은 현재 ‘신사의 품격’에서 ‘개념 넘치는’ 재벌녀 박민숙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청담동 거리를 통째로 소유하고 있는 재벌녀 민숙은 기존 드라마들에서 등장하는 안하무인 재벌들과는 차원이 다른 ‘개념 재벌’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경제적인 위기에 빠진 홍세라(윤세아 분)에게 돈을 빌려주면서도 그녀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배려하거나, 부잣집 아들을 때려 고소 위기에 놓은 김동협(김우빈 분)에게 “이게 돈 없는 사람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라면서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었기 때문.
모든 걸 가졌지만 남편의 사랑을 가지지 못해 가슴앓이를 하는 모습 또한 시청자들의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올 것 같지 않는 카리스마 넘치는 외면에 숨겨진 여린 모습이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는 것. 여자라면 앞뒤 안 가리고 작업부터 걸고 보는 철없는 남편 정록(이종혁 분) 때문에 설움에 복받친 눈물을 쏟아내는 처연한 모습은 민숙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윤진이는 ‘신사의 품격’을 통해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스타다. 윤진이는 단역 한번 거치지 않은 100% 신인으로 1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임메아리 역에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임메아리 역 오디션에는 쟁쟁한 걸그룹 멤버들도 상당수 응시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 받았다. 1990년생으로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연기력과 비주얼을 모두 갖춘 차세대 여배우로 부상하고 있다.
메아리는 최윤(김민종 분)을 일편단심 짝사랑하는 ‘윤이바라기’다. 하지만 최윤은 친오빠 임태산(김수로 분)의 둘도 없는 절친이자 부인과 사별의 아픔을 겪은 바 있는 17살 연상남. 앞길 창창한 24살 숙녀 메아리에게 자신의 ‘과거’가 큰 장애물이 될까 두려워 메아리의 마음을 외면기만 하는 최윤 때문에 메아리의 눈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윤진이는 메아리의 가슴 절절한 외사랑을 ‘틀면 나오는 눈물 연기’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는 눈물만 훌쩍이는 눈물 연기가 아닌 온 몸으로 우는 눈물 연기를 선보였다. 예쁘게 울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신의 망가지는 모습도 마다하지 않으며 리얼하게 연기에 몰입하는 윤진이의 자세는 시청자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자신을 거절하는 최윤을 향해 “나는 오빠를 사랑합니다. 오빠는 내 운명입니다. 나는 최윤 오빠가 좋아 죽겠습니다. 제발 저 좀 잡아주십시오”라며 목놓고 통곡하는 장면은 안방극장을 촉촉하게 적셨다.
메아리의 눈물 고백에 지난 22일 방송분에서 최윤은 결국 메아리를 향한 진심을 드러냈다. 최윤은 “더 이상 내 마음을 숨기지 않겠다”라며 “오빠만 믿고 따라와라. 두 번 다시 너 혼자 울게 안 할게”라고 메아리와 연인을 선포한 것. 상큼발랄한 ‘4차원 울보’ 메아리는 남은 2회 방송에서는 청순하고 부끄럼많은 24세 ‘숙녀’ 메아리로 변신해 안방극장을 뒤흔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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