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화처럼 불펜이 불안하다".
27일 광주 한화전을 앞둔 KIA 선동렬 감독은 "우리도 한화랑 비슷하다. 불펜이 불안하다. 양현종과 박경태가 잘해줘야 하는데"라며 "어떻게든 써야 한다"는 말로 두 좌완 영건에게 아쉬움과 기대를 동시에 드러냈다. 그러나 양현종과 박경태는 이날 경기도 고비에서 무너지며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특히 박경태는 역전패의 씨앗이 된 볼넷 2개로 아쉬움을 삼켰다.
KIA는 지난달 28일 이후 29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선 선발 김진우가 호투했다. 6⅓이닝 동안 81개 공으로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펼쳤다. 최고 150km 강속구와 최저 116km 낙차 큰 커브의 조합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다만 1-0으로 리드한 7회 최진행-장성호에게 2루타 2개로 동점을 허용한 게 아쉬움이었다.

1-1 동점이 된 가운데 본격적인 불펜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이미 한화는 0-1로 뒤진 6회말 2사 3루에서 선발 데니 바티스타 대신 언더핸드 정대훈이 올라와 김상현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KIA도 7회 김진우가 흔들리자 동점·상황에서 언더핸드 유동훈을 투입, 역전 위기에서 추가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KIA는 8회 한화가 대타 강동우를 투입하자 유동훈을 내리고 좌완 박경태를 올렸다. 그러나 박경태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강동우를 너무 쉽게 내보냈다. 이어 김경언에게도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공이 타자 머리 위로 향하는 어이없는 폭투가 나오며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보다 못한 선동렬 감독은 또 다른 좌완 양현종을 올렸다.
풀카운트에서 긴급 등판한 양현종은 그러나 초구에 바깥쪽 빠지는 볼을 던지며 김경언마저 1루로 내보냈다. 이 볼넷은 박경태의 것. 하위타선에서 안타없이 볼넷 2개로 득점권 위기에 몰린 것이다. 한화는 오선진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어 KIA를 압박했다. 대타로 우타자 이여상까지 투입했다. 양현종의 초구 몸쪽 직구는 스트라이크존을 빗나갔고, 2구째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렸다. 이여상이 이를 놓치지 않고 공략해 깨끗한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양현종은 9회 이대수-신경현에게 안타 2개를 맞고 추가점까지 내줬다. 결국 KIA는 1-4 역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볼넷 2개로 2실점한 박경태가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28승3패1무로 삼성(39승2패) 다음으로 높은 승률을 자랑한 KIA였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볼넷 2개에 발목이 잡혔다. 터지지 않은 타선도 답답했지만, 어이없게 역전 주자들을 내보낸 과정이 더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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