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코치, "최향남 야구 열정, 정말 대단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28 07: 16

후배는 선배를 목표로 삼았다. 선배는 후배가 대견했다. 
한국프로야구 현역 최고령 투수 KIA 최향남(41)은 지난 25일 광주 넥센전에서 3-1로 리드한 9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4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동시에 만 41세3개월27일로 역대 최고령 세이브 기록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송진우(46) 한화 투수코치가 지난 2007년 5월31일 사직 롯데전에서 기록한 만 41세3개월15일. 이 기록을 12일이나 더 늘린 것이다. 
대기록을 세운 뒤 이틀이 지난 27일 광주구장. 한화와 홈경기를 앞둔 최향남은 송진우 코치를 찾아 만났다. 선수협의회 초기 시절부터 의기투합하며 개인적인 인연이 두터운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최향남은 송 코치에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물었고, 송 코치는 자신의 기록을 넘은 최향남을 축하하고 격려하며 시간을 보냈다. 

최향남은 최고령 세이브 기록 달성 후 "미국까지 오가며 오랫동안 야구를 하다보니 송진우 선배의 기록까지 깰 수 있게 됐다"며 "목표 의식을 갖게 해준 송진우 선배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만 43세까지 최고령 선수로 활약한 송진우 코치의 현역 시절은 최향남에게 커다란 동기부여가 됐고, 최고령 세이브 기록 달성으로 현실화됐다. 
이를 바라보는 송진우 코치의 심정도 뿌듯함 그 자체다. 송 코치는 "향남이와는 선수협 시절부터 개인적 인연이 있다. 마침 오늘 경기장에서 만나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눴다"며 웃은 뒤 "그 나이에 목표를 갖고 한다는 것 자체가 본받을 만하다. 그만큼 야구 열정이 대단하다는 뜻"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메이저리그 도전 위해 안락한 생활을 뒤로 하고 끊임없이 미국 무대를 노크한 최향남은 지난 5월 테스트를 통해 고향팀 KIA에 입단했다. 11경기에서 4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1.74로 활약하며 KIA 불펜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불펜 불안으로 고민을 안고 있는 선동렬 감독도 "최향남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고 말할 정도. 만 41세 투수답지 않게 팀의 절대 전력으로 뚜렷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송진우 코치는 "향남이는 투구폼은 조금 끊기는 것이 있지만, 제구가 좋고 공의 회전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최향남은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안팎이지만, 정교한 컨트롤과 쉽게 건드리기 힘든 볼끝 그리고 배짱 두둑한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들을 제압하고 있다. 여기에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뒷받침돼 있다. 
송 코치는 "향남이는 다른 것보다 체력이 정말 좋다. 나이답지 않게 체력이 아주 뛰어나고, 그만큼 자기 관리를 잘한다. 말처럼 쉬운 게 아닌데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만 43세까지 최고령 선수 생활을 한 송 코치는 자기 절제의 얼마나 쉽지 않은지 잘 안다. 최향남도 "젊었을 때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아 지금까지 던지는 것 같다. 다만 나이를 먹으니 몸이 젊을 때와 다르다. 때문에 에너지를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 경기를 준비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경기를 마치면 나가지 않고 침대에서 누워있는 시간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송 코치는 "향남이 같은 선수가 잘 돼야 한다. 또 그런 선수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기록이 경신되는 것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송 코치는 "나는 최고령 기록보다 200승과 3000이닝 두 개만으로도 족하다. 앞으로 그 기록도 저 녀석이 깰 것"이라며 빙그레 웃었다. 송 코치 앞에는 류현진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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