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에 한 번씩 지구촌을 뒤흔드는 스포츠의 축제가 2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한국이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한 지 64년이 지났다. 한국은 1948년 8월 15일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인 그 해 초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참가한 데 이어 7월 런던 하계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리고 64년 만에 다시 런던올림픽을 맞아 28일 개막식서 윤경신(핸드볼)을 기수로 앞세워 100번째로 입장했다.
1948년 한국은 런던 대회 17개 종목 중 7개 종목에 67명의 선수단(선수 50명)을 파견했다. 런던을 가기 위해 서울에서 부산, 일본, 홍콩 등을 거치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그나마 부족한 경비를 지원하기 위해 올림픽 후원권을 발행해 국민 성금을 모았다.

64년이 지난 올해 한국은 22개 종목(전체 26개)에 총 374명(선수 245명)을 파견했다. 그 사이 선수가 5배 정도 불어나며 선수단 몸집도 커졌고 참가 종목도 육상 역도 농구 축구 레슬링 복싱 등에서 거의 전 종목으로 다양해졌다.
같은 것이 있다면 런던 입성 후 가장 먼저 치러진 경기가 남자 축구 멕시코전이라는 점. 한국은 1948년 16강전에서 멕시코를 만났다. 일방적인 열세가 예상됐지만 대표팀은 의외로 선전하며 5-3 승리를 거두고 세계를 놀래켰다. 비록 8강에서 스웨덴에 0-12로 대패했으나 한국 축구의 기적이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지난 26일 멕시코를 가장 먼저 만났다. 한국은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서도 0-0 무승부를 기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남은 상대인 스위스 가봉이 해 볼 만한 상대라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12년 만에 8강 진출이 기대되고 있다.
1948년 한국은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김성집(역도)과 한수안(복싱)이 첫 메달을 일궈냈다. 이 동메달 2개로 한국은 59개 참가국 가운데 32위를 차지했다.
올해 한국 대표팀은 다르다. 금메달 10개 이상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 금메달 13개로 7위에 올랐던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톱10 안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박태환(수영) 이용대(배드민턴) 기보배(양궁) 등 젊은 선수들이 유력 금메달 후보들이다.
64년 전 올림픽 대표팀은 독립 후 어수선했던 고국에 승전보를 전하며 나라를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됐다. 올해 대표팀도 기쁜 소식을 우리에게 전달해줄 수 있을까. 한국 대표팀이 남다른 의미를 갖고 세계인의 대축제를 시작했다.
autumnbb@osen.co.kr

런던=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