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 종목은 한국의 '미녀검객' 남현희(31, 성남시청)와 이탈리아 최고의 전설 발렌티나 베잘리(38)의 2파전으로 압축된다.
승부는 예측 불허다. 다만 영국 현지의 평가는 베잘리의 우세 쪽에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영국의 베팅업체 윌리엄 힐은 여자 플뢰레 우승 후보 1순위로 베잘리(2.00)를 꼽은 가운데 남현희(6.00)를 3순위에 올려놨다. 2위는 2010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이자 지난해 준우승자인 이탈리아의 엘리사 디 프란치스카(4.33)였다.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여자 펜싱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되는 베잘리는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사상 첫 여자 개인 플뢰레 4연패를 노리고 있다. 성공한다면 남자 육상의 칼 루이스(멀리뛰기)-알 오터(원반던지기)와 함께 개인종목 4연패를 이룬 선수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커리어의 마지막 방점을 찍는다는 점에서 동기 부여 역시 확실하다.

그러나 남현희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베잘리를 상대로 맞대결 전적에서 1승6패의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마지막 4초를 남기고 점수를 내줘며 패한 아픈 기억이 있지만 설욕을 위해 4년간 칼을 갈았다. 더욱이 런던올림픽조직위는 이번 대회 여자 플뢰레 시드배정에서 베잘리를 내리고 남현희에게 1번 시드를 부여해 자신감도 생겼다.
런던올림픽만을 바라보며 컨디션을 조절한 남현희는 이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대회 개막만을 기다리고 있다. 시드 배정 상 결승까지는 베잘리를 만나지 않는다.
물론 남현희는 그 전에 4강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4번 시드의 프란치스카를 넘어야 한다. 고비를 무사히 넘고 결승에 안착한다면 상대가 베잘리라 한들 한 번 승부를 걸어볼만한다.
결승은 29일 새벽이다. 남현희가 베잘리의 신화를 무너뜨리고 여자 플뢰레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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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서울서 열린 SK텔레콤 그랑프리대회서 남현희와 베잘리가 나란히 포즈를 취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