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진종오, '골든데이' 스타트 총성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7.29 00: 05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33, KT)가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대회 시작 전부터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진종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밤 영국 런던 왕립포병대 올림픽 사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00.2점을 쏴 합계 688.2점(예선 588점+결선 100.2점)으로 2위 루카 테스코니(이탈리아, 685.2점)를 2.4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종오는 첫 발부터 10.6을 쏘며 금메달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2위로 결선에 진출한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팡웨이는 10.0을 쏘며 진종오와 점수차가 2.6점차로 벌어졌다.

위기는 라운드의 절반을 돌면서 찾아왔다. 6라운드와 7라운드에서 9.3, 9.0을 쏘며 잠시 주춤거린 진종오는 8라운드 9.4를 더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루카 테스코니(이탈리아)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이 대체로 8라운드에서 9점대를 쏘며 진종오를 따라잡는데 실패,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마지막 한 발을 남기고 테스코니에 1점 가까이 따라잡혔지만 진종오의 뒷심은 10라운드에서 빛을 발했다. 10점 이상을 쏘면 금메달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진종오는 마지막 한 발을 10.8로 장식했다. 노련한 베테랑의 집중력이 빛나는 한 발이었다.
진종오 개인에게도 의미가 깊은 금메달이었다. 10m 공기권총 세계최고기록(594점) 보유자인 진종오는 대회 시작 전부터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그러나 순간의 집중력으로 메달 색이 바뀌는 종목이 바로 사격이다.
진종오는 4년 전 열렸던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놓쳤다. 600점 만점에 584점을 쏜 진종오는 1위 팡웨이(중국)에 불과 2점 차로 금메달을 내주고 만 것.
당시 진종오는 자신의 주종목인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은 컸다. 2관왕의 꿈도 눈 앞에서 놓쳐야했다. 단 한 발의 실수만으로도 경기 결과가 뒤집힐 수 있는 종목인 사격이 왜 '멘탈 스포츠'라고 불리는지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진종오는 경기 전날부터 집중적으로 10m 공기권총 훈련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 집중력을 높이고 긴장감을 유지시키기 위해서였다.
명사수의 집중력과 긴장, 그리고 와신상담의 결과는 금빛 총성의 메아리로 되돌아왔다. 10m 공기권총 금메달을 목에 건 진종오는 2008 베이징올림픽의 설욕과 함께 10-10을 위한 한국 골든데이의 시작을 산뜻하게 열었다. 뿐만 아니다. 10m 공기권총 우승으로 인해 진종오는 대회 2관왕과 대회 2연패의 꿈을 한 번에 노릴 수 있게 됐다.
한편 진종오의 라이벌로 손꼽혔던 '쓰나미를 이겨낸 명사수' 마쓰다 도모유키(37,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예선에서 탈락했다. 진종오와 함께 10m 공기권총에 도전했던 최영래(30, 경기도청)는 올림픽 첫 출전의 부담을 털지 못하고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첫 금메달의 쾌거를 올리며 기분 좋게 골든데이의 문을 연 진종오는 오는 8월 5일 오후 5시 올림픽 2연패 신화를 쓰기 위해 남자 50m 권총 예선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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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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