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가 무너졌으니 열흘 쉬고 오라고 했다".
전준우는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됐다. 올 시즌 타율 2할5푼8리 3홈런 29타점 39득점 17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전준우는 5월 이후 꾸준히 타격 슬럼프에 시달려왔다. 5월까지 중심타선에 배치되다 6월엔 분위기 쇄신 차 작년과 같은 1번타자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몇 경기는 부담없이 치라는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7번타자까지 내려갔지만 8타수 1안타로 뚜렷한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전준우의 2군행이 지적될 때마다 "전준우는 팀 내 주축 선수다. 당장 팀 성적에 크게 도움이 안 되더라도 반드시 살아나야 하는 선수"라며 전준우의 부활을 누구보다 바랐지만 결국 2군에서 잠시 추스르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이날 경기 전 전준우를 김해 상동구장으로 내려보냈다.

양 감독은 28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방망이가 안 맞는 건 그럴 수 있다. 그렇지만 본헤드 플레이는 곤란하다"고 전날 전준우의 플레이에 일침을 가했다. 전준우는 1-0으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오재원의 평범한 중견수 뜬공을 잡은 뒤 안이한 플레이로 1루 주자를 2루까지 보내줬다. 그리고 이 주자가 김현수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동점까지 갔다.
그렇지만 양 감독은 "질책성 2군 지시가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지금 준우가 안정이 안돼있다. 밸런스가 무너졌으니 열흘 쉬면서 감각 찾으라고 2군을 보낸 것"이라고 말한 양 감독은 "이번 경험은 본인이 커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준우도 오늘 아침에 2군으로 내려가면서 '감독님 죄송합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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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