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잡아준 '친절한 (홍)성흔씨', 1회 수비방해로 아웃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7.28 17: 23

28일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벌어진 잠실구장.
1회초 롯데는 2사 후 손아섭이 내야안타로 1루에 출루했다. 4번타자 홍성흔의 타석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노경은의 포크볼이 원바운드로 포수 양의지의 미트에 맞고 튀어올랐다. 1루주자 손아섭이 스타트를 끊었기에 양의지는 다급해진 상황. 이때 자기 쪽으로 튀어오른 볼을 배터박스에 선 홍성흔이 무심코 주워줬다.
이에 양의지는 곧바로 수비방해가 아니냐고 항의를 했고, 결국 4심 합의끝에 홍성흔은 아웃 처리됐다. 2루에 안착한 손아섭 역시 도루가 인정되지 않았다. 홍성흔의 공식 기록은 포수 수비방해 아웃. 기록지 상에는 포수 태그아웃이라고 표기됐다. 그러자 이번엔 롯데 양승호 감독이 김성철 구심에게 잠시 항의를 했으나 판정이 번복되는 일은 없었다.

한국야구위원회 '2012년 야구규약' 6.06 (c)항에 따르면 타자가 타자석을 벗어남으로써 포수의 수비나 송구를 방해하였을 경우 또는 어떠한 동작으로든 본루에서의 포수의 플레이를 방해했을 경우 타자는 반칙행위로 아웃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1루 주자 손아섭이 스타트를 끊은 상황에서 노경은의 투구는 바운드가 됐고, 인플레이 상황에서 공을 포수에게 주워준 홍성흔의 플레이는 명백한 수비방해 행위다.
비슷한 경우는 몇 차례 있었다. 2010년 7월 29일 목동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2-2로 맞선 9회 1사 2루서 이종욱은 포수 강귀태의 미트를 맞고 발 아래 떨어진 공을 별 생각 없이 주워다 줬다. 문제는 이미 2루주자 고영민이 3루를 향해 스타트를 끊은 상황이었다는 것. 투수 손승락과 강귀태의 항의에 의해 결국 고영민은 아웃처리 됐다. 그리고 이종욱은 맥없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사실 야구 규정에 따르면 당시 고영민의 아웃 처리는 부당했다. 당시 심판진의 야구규정에 대한 착각이 있었고 경기가 끝난 뒤 논의 끝에 '2루 주자 고영민의 아웃'이 아닌 '타자 이종욱은 아웃, 고영민은 2루로 귀루조치'가 맞는 판정이었다고 오심을 인정했다.
올 시즌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5월 20일 사직 롯데-KIA전에서 5회초 1사 3루 KIA의 공격, 한 점 만회할 기회에 김원석이 타석에 섰다. 사도스키의 투구는 강민호가 미트를 가져댔으나 타자 바로 앞에 떨어졌다. 자칫하면 3루 주자 이용규가 홈으로 파고 들 수도 있는 상황. 강민호는 재빨리 공의 위치를 파악해 잡으려 했으나 그 순간 타자 김원섭이 아무 생각없이 공을 포수 뒤로 쳐 버렸다. 마치 골프 퍼팅을 하듯이 방망이로 툭 친 공은 백네트 방향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다급해진 강민호는 김원섭과 전일수 구심에 가볍게 항의를 했고, 사도스키 역시 3루쪽을 가리키며 다급하게 타석 쪽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때는 김원섭에게 주의만 주고 끝났다.
요점은 주자의 움직임이다. 주자가 움직이지 않았다면 타자의 가벼운 수비방해 행위는 묵인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주자가 움직인 상황에서 타자는 배터박스에서 결코 타구를 건드려선 안 된다. 홍성흔이 수비방해로 아웃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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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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