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4년 전 한풀이-베잘리에 설욕 실패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12.07.29 09: 42

[런던=AFP] 29일 the ExCel centre에서 열린 여자 펜싱 3-4위전에서 이탈리아의 Valentina Vezzali와 남현희(왼쪽) 선수가 연장전까지 갔으나 아쉽게 패하였다. 2012. 7. 29. AFP / ALBERTO PIZZOLI / News 1
한국 펜싱의 간판 스타 남현희(31, 성남시청, 세계랭킹 3위)가 4년 전 가슴 깊이 맺혔던 한을 풀지 못했다. 
'미녀 검객' 남현희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의 엑셀 사우스 아레나서 열린 여자 플뢰레 개인전 준결승서 엘리사 디 프란치스카(이탈리아)에 연장 끝에 아쉽게 역전패한 뒤 3-4위전에서 만난 '숙적'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에 다시 한 번 닮은 꼴 패배를 당했다.
메달의 꿈은 물론 설욕에도 실패한 남현희의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서 베잘리에게 5-6의 뼈아픈 한 점 차의 패배를 당했던 남현희는 절치부심하며 4년을 기다렸다. 결승에서 베잘리를 만나 패배를 안기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꿈을 꿨다.
그러나 금메달의 꿈을 꾸며 선 런던 무대에서 남현희는 '뒷심 부족'에 울었다. 준결승전 3피리어드에서 경기 종료를 앞두고 4점 차로 앞서다가 단숨에 추격을 허용, 1점 승부인 연장에서 패하며 금메달을 놓친 남현희는 '세계 최강' 베잘리와 맞붙게 된 3-4위전에서도 똑같은 모습으로 패하고 말았다.
경기 종료 채 1분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남현희는 베잘리에 12-8, 4점 차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5초를 남겨두고 다시 한 번 준결승전의 악몽이 되풀이됐다. 4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무너진 남현희는 12-12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불길했다.
연장전 1분,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승패가 갈리는 운명의 승부였다. 남현희와 베잘리 모두 신중하게 공격을 전개했다. 그러나 결국 베잘리의 찌르기에 점수를 허용하면서 남현희는 또 한 번 베잘리의 벽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리아나 에리고(이탈리아)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기는 했지만 베잘리는 역시 베잘리였다. 금메달의 기회와 설욕의 기회를 모두 날린 남현희는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런던올림픽에서 목표로 했던 두 가지 목표가 모두 좌절로 끝났다.
남현희의 상태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왼쪽 엉덩이와 고관절 부위에는 염증이 생겼고, 골반과 근육통도 오랫동안 그녀를 괴롭혔다. 하지만 오전에 치료하고 오후에 훈련하는 생활을 반복하며 정상을 꿈꿔왔던 남현희의 좌절은 한없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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