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콕콕' 한화, 4강 싸움 절대 변수 급부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29 07: 24

얕보다가는 큰 코 다친다. 매서운 고춧가루를 '콕콕' 뿌리고 있다. 더 이상 전에 알던 한화가 아니다. 
최하위 한화가 후반기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화는 후반기 첫 3연전이었던 24~26일 롯데와의 대전 홈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더니 27~28일 KIA를 상대로 한 광주 원정에서도 연승을 거두며 이미 위닝시리즈 확정했다. 후반기 성적 4승1패. 1~2위 삼성·두산과 함께 후반기 가장 성적이 좋은 팀이 최하위 한화인 것이다. 
후반기 5경기에서 한화는 평균 4.6득점을 올리며 3.0실점으로 막아내고 있다. 마운드가 안정된 것이 눈에 띄는 대목. 4승 중 3승이 류현진·김혁민·유창식 등 선발투수들이 따냈다. 데니 바티스타의 선발 전환도 성공했다. 지난 26일 롯데전에서 5이닝 9실점으로 무너진 정재원의 기록을 제외하면 후반기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1.84에 불과하다.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특급 퀄리티 스타트도 3경기나 된다. 

더욱 놀라운 건 불펜이다. 시즌 최다 22차례 역전패와 6회 이후 역전패 12차례에서 나타나듯 불펜이 최대 약점이었지만, 후반기에는 10⅔이닝 동안 실점을 단 한 점도 주지 않았다. 박정진이 중간, 안승민이 마무리로 확실한 필승조를 형성했다. 우완 송창식, 좌완 마일영, 언더핸드 정대훈도 원포인트로 잘 막아냈다. 한대화 감독은 "송진우 코치가 투수교체의 맥을 잘 짚어준다"고 공을 돌렸다. 
타선에도 힘이 생겼다. 중심타선에서 4번타자 김태균이 주춤한 사이 장성호가 해결사로 나섰다. 장성호는 후반기 타율 4할2푼1리를 치고 있다. 여기에 오선진이 새로운 1번타자로 자리 잡으며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고 있고, 이대수를 중심으로 하위타선에서도 맹타를 때리고.있다. 오선진(0.368)·이대수(0.333)·신경현(0.364)·한상훈(0.300)·김경언(0.500)·이여상(0.500) 등 후반기 3할 타자들이 넘쳐난다. 
무엇보다 끈질겨졌다. 후반기 4승 중 3승이 역전승이다. 선취점을 내줘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1점차·2점차·3점차 승리가 하나씩 있다. 불펜이 안정되니 승부처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안정된 불펜 그 밑바탕에는 선발진이 최대한 길게 이닝을 가져가며 부담을 덜어준 효과가 있다. 후반기 5경기 한화 선발들은 5회 이전에 내려간 적이 없다. 여기에 후반기 5경기에서 실책도 1개로 수비력도 몰라보게 안정됐다. 
한화의 예기치 못한 대반란에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반기를 2위로 마친 롯데는 한화에 1승2패로 덜미를 잡히며 후반기 1승4패로 맥을 못 추고 있다. KIA도 넥센과 첫 3연전은 2승1패로 가져갔지만, 정작 한화에 2연패를 당하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롯데는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고, KIA도 SK와 공동 5위로 5할 승률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비록 최하위로 떨어졌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견지하겠다는 게 한화 구단과 선수단의 의지. 한대화 감독은 "후반기에는 여러 팀을 좀 혼내줘야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전반기에는 볼 수 없었던 미소. 투타 안정과 초연함에서 비롯된 한화의 후반기 급상승세가 후반기 4강 싸움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한화, 더 이상 만만히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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