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명을 걸고 변화를 택했다. 그야말로 은퇴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LG 베테랑 내야수 최동수(41)가 지난해 타격 폼 수정을 통해 선수생명을 연장, 타격이 한 단계 진화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최동수는 타율 3할5리 34타점을 기록, 리그 최고령 타자임에도 여전히 그라운드 위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시즌 SK 유니폼을 입었던 최동수는 타율 3할4리로 제2의 전성기를 여는 데 성공했다.

최동수는 맹타에 비결로 지난 해 이맘때쯤 선수 생활 최초로 타격 폼에 손을 댔고 변화가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주요 원인이라 말했다. 최동수는 “SK에서 뛸 때 변화를 택했다. 작년 7월 2군에 내려갔는데 이대로라면 선수 생활을 관둬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상황이었다”며 “결국 김경기 타격 코치님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타격 폼 수정에 임했다. 최대한 폼을 간결하게, 타석에서의 움직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갔다. 선수 생명을 걸고 변화를 택했다. 그야말로 은퇴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변화는 성공이었다. 최동수는 1군 엔트리에 콜업된 2011년 7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이후 최동수는 2할 중반대였던 타율을 3할대로 한 번에 끌어올렸다.
최동수는 “다행히 바꾼 타격 폼이 2주 만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과연 1군 실전 무대에서도 이게 통할 지는 확신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면서 “1군에 올라왔을 때 굉장히 긴장했었다. 겨우 타격 폼을 바꿨는데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안타 두 개를 쳤고 당시 김성근 감독님도 2군에 다녀오더니 좋아졌다고 칭찬해주셨다. 바꾼 타격 폼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변화가 성공한 순간을 돌아봤다.
최동수는 한국 야구가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살아남기 위해선 변화를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동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내가 젊은 선수들보다 순발력을 떨어지지만 이를 기술로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점점 더 간결하게, 타석에서 움직이지 않고 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작년의 변화로 지금도 프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나이가 먹을수록 잔 동작을 없애고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결한 타격 폼으로 성공을 이룬 만큼 가장 이상적인 타격 폼을 지니고 있는 선수로 한화의 김태균을 꼽았다. 최동수는 “김태균은 나이를 먹어도 타율이 더 올라가며 롱런할 것 같다. 정말 간결하게 잘 치는 선수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최동수는 SK 이호준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변화를 통해 올 시즌 성적이 좋아졌다면서 “호준이가 옛날 방식을 고수했다면 지금 성적이 안 나왔을 것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선수생활을 걸고 변화에 임했을 텐데 다행히 호준이도 성공했다”면서 “호준이가 잘 치니까 나도 기분이 좋다. SK에 있을 때 닮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이가 좋다. 호준이가 활약하는 기간만큼 나도 활약할 생각이다”고 앞으로도 베테랑으로서 팀을 이끌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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