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헤드 감동시킨 지산 록 관객들의 열정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7.29 08: 35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왔던 경험을 삼아 이전과 거의 비슷한 시간에 서울에서 출발해서 공연장이 있는 이천 지산 리조트로 향했지만, 예상치도 못한 교통 체증에 무려 5시간 넘어서야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국내에 처음 내한 공연을 펼치게 될 영국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를 보기 위해 훨씬 많은 관객들이 몰리게 될 것이라는 미리 예측하지 못한 나의 잘못도 있었다.
무더위 속에 오랜 시간 도로 위에서 대기하며 공연장을 찾아가는 차량이나 차 타고 가는 것을 포기하고 꽤 긴 거리를 걸어가고 있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은 찡그림 없이 밝고 설렘이 가득한 듯 보였다. 제임스 이하(James Iha)•김창완 밴드•검정치마의 라이브 공연은 즐길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빛나갔고, 영국의 거장 뮤지션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의 관객을 흥겹게 만든 후반부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것으로 우선 만족을 해야만 했다.
    이후 8시 20분 “그린 스테이지”에서 시작된 ‘한국의 비틀즈(Beatles)’ 들국화의 공연은 10대부터 40대 중반까지 페스티벌에 참여한 다양한 연령층의 음악 팬이 공감대를 갖고 즐긴 듯 했다. 첫 곡 ‘행진’과 ‘그것만이 내세상’이 연주 노래될 때마다 관객들 역시 함께 따라 부르며 ‘한 여름 밤의 록 콘서트’를 만끽한 듯 했다.

‘매일 그대와’•’사랑한 후에’•’제주도의 푸른 밤’등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인기 레퍼토리 곡들이 소개된 후 끝 곡으로 ‘사노라면’의 전주가 울려 퍼지자 많은 관객들은 흥분과 감동에 휩싸였고, 곡 중반부에 빠른 리듬으로 변주되자 들국화와 관객 모두가 하나되어 신나는 축제의 장을 즐겼다. 앵콜 송으로 딥 퍼플(Deep Purple)의 ‘Smoke On The Water’를 선보이며 열광적인 분위기로 공연이 마감되었는데, 들국화 멤버 모두 자신들의 음악에 열정적으로 화답해 준 지산 록 페스티벌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들국화 공연이 마무리되자 관객들은 첫 날 헤드라이너인 라디오헤드의 무대가 펼쳐질 “빅 탑 스테이지”로 걸음을 재촉했는데, 좋은 자리에서 ‘영국 모던 록의 대표 밴드’ 라디오헤드의 라이브를 좋은 무대에서 보기 위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스탠딩 객석은 물론 지대가 높은 곳까지 구름 관중이 모여 들어 3만 5천명 정도의 관객이 공연을 즐겼다고 공연 주최측은 설명하고 있다.
원래 프로그램상 예정되었던 90분을 훌쩍 뛰어 넘어 2시간 넘게 라디오헤드의 첫 내한 공연이 펼쳐진 가운데,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선 우리 관객들의 열정적인 호응과 반응은 결성 20년 만에 한국땅을 찾은 라디오헤드에게도 큰 감동으로 다가설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실험적인 색채의 음악을 대거 수록한 최근 앨범의 곡들로 공연이 이루어져, 혹시나 ‘Creep’•’Fake Plastic Trees’•’Nice Dream’과 같은 국내 음악 팬들이 좋아해 왔던 노래들이 한 곡이라도 연주 노래되는 것을 기대했던 팬들이라면 서운한 마음을 가질지 모른다. 다행히도 ‘Pyramid Song’•’Exit Music’•’Karma Police’•’National Anthem’과 피날레 곡 ‘Paranoid Android’를 감상하고 즐길 수 있었던 페스티벌 대부분 관객의 얼굴은 땀과 흥분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멋진 공연을 펼친 많은 공연 팀뿐만 아니라 최고로 화답한 관객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내게 주었던 “2012 지산 록 밸리 페스티벌” 첫 날밤이었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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