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실땅님'(?)인 줄 알았는데 늙은 형님들을 위해 감자가 가득 담긴 무거운 상자를 번쩍 들어 나른다. 엘리트 재벌 2세 이미지가 풍겼는데 은근 허당이다. 드라마, 영화 속 모습과 예능 속 '주상욱'은 상당히 다르게 보인다.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새롭게 합류한 배우 주상욱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감도가 높아가고 있다. 팀 내에서도 비주얼 담당으로 불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만큼 시청자들의 눈까지 즐겁게 해준다. 또 은근한 독설(?)로 무장한 의외의 예능감이 침체됐던 '남자의 자격'에 시원한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합류 후 총 네 번의 녹화를 끝내고 세 번째 방송을 앞둔 주상욱과 28일, '남자의 자격'에 대한 허심탄회 이야기를 전화로 나눴다.

- '남자의 자격' 합류 후 소감?
사실 예능 고정이 처음이라서 걱정도 많이 했고. 전부터 (이)경규 형이 무섭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걱정을 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해보니까 안 그렇더라.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경규 형이 너무 잘 해주시고. 멤버들이 다 착해서 그런 건지 저한테 잘 해주시는 건지 모르겠는데 1주일 만에 적응됐다. 지금은 아주 편안하게 촬영하고 있다. 진짜 놀러가는 기분으로.
- '남자의 자격' 출연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방송이 이제 두 번 나갔는데.. 아직 특별히 달라진 건 못 느끼겠다. 방송이 이제 두 번 나갔으니까 속단하긴 이른 거 같다. 한두 달은 봐야 하지 않을까. (주상욱 측 관계자는 '남자의 자격' 출연 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광고 모델 섭외가 확연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 특별히 친해진 멤버가 있다면?
나 혼자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김)준호 형은 예전에 드라마 '에어시티'도 같이 출연했었고, 아무래도 동시에 새로 합류했기 때문에 친한 게 사실이다. 또 (김)태원이 형이랑 경규 형이랑도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하고 생각 이상으로 가까워진 거 같아. 누구 한 명을 딱 잡아 얘기하긴 힘든 거 같다. 다른 분들은 다소 말이 없는 스타일이라서 아직은.
- 이경규 씨가 많은 조언을 해준다고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얘기가 있다면?
경규 형은 항상 진정성을 강조한다. 진정성이라.. 나 역시 연기 할 때도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규 형은 '예능 할 때도 진정성을 가지고 해라', '아무래도 네 본분은 배우니까. 너무 예능인 이미지로 100% 가지는 말아라', '남격도 언젠가 끝날 테니 배우 본업으로 돌아갈 때를 대비해라'란 말씀을 해주시는 데 공감하고 많이 배우는 중이다.

- 왜 예능 고정 출연을 결심했을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연기자 선배들도 '가끔 예능에 나가는 건 괜찮지만 고정으로 해서 이미지가 예능으로 굳어지면 안된다'고들 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가끔 게스트로 나가다보니 욕심이 생겼다. 예능을 해보면 어떨까하는. 그런데 '남격'은 무조건 웃고 떠들고 하는 예능과는 성격이 좀 다른 거 같다. 미션 등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니까.. '남격'이기 때문에 크게 고민 안하고 선택한 것 같고 전혀 후회가 없다. 지금은 그저 너무 재미있다.
- 연기와 예능 병행,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없나?
배우라고 해서 예능에 나와서도 말도 없고 소극적이고.. 그런 건 싫다. 예능에선 열심히 하고 연기할 때는 또 연기를 열심히 하면 된다. 아직 이미지에 대한 그런 고민은 안한다. 예능은 제 실제 모습이고 연기는 말 그대로 연기이기 때문에 구분할 수 있다.
- 독설로 화제가 됐는데?
모르겠다. 나는 독설이라고 생각 안하는데..(웃음) 기사는 그렇게 나왔더라. 딱히 내가 캐릭터를 그렇게 잡아야지 해서 나온 건 아니다. 그냥 같이 재미있게 해야지 하다가 나온 듯. 편하니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 같다. 다들 받아주시니까. 그래도 독설이라고는 생각 안 한다.
- 야외에서 여러 미션들을 수행하게 된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은지?
힘든 걸로 치면 사실 드라마 촬영이 더 힘들다. 힘들어봤자 '남자의 자격'은 하루 촬영하니까 다음 날 쉬면 되지 않나. 체력적으로는 아직 부담이 없다.
- 방송에서 가장 해보고 싶은 미션으로 '소개팅'을 꼽기도 했던데, 이후 특별히 진척된 얘기가 있나?
전혀 없다. (웃음) 저는 그냥 사실 너무 외로워서 연애하고 싶어서 그렇게 얘기한 거지만 사실 미션으로만 보면 '남격'에서 할 만한 바람직한 미션은 아니라고 본다. 시청자들이 원하시는, 멤버들이 고생하면서 그 안에서 뭔가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미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렇게 외로운데 왜 여자 친구를 만들지 않나?
소개 좀 시켜 달라.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나.(웃음) 외로워 죽겠다. 만날 형들이랑 놀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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