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민이에게 미안하네요".
KIA 에이스 윤석민(26)이 후반기 첫 등판에도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윤석민은 지난 28일 광주 한화전에서 6이닝 7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으나 팀의 1-3 역전패 속에 시즌 5패(5승)째를 당했다. 1-1 동점이던 6회 2사 후 장성호와 김경언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은 게 뼈아팠다.
윤석민이 백투백 홈런을 맞은 건 지난 2007년 8월21일 광주 한화전에서 6회 제이콥 크루즈와 김태균에게 연속 솔로 홈런을 맞은 이후 1803일 만으로 데뷔 후 두 번째였다. 아울러 2회에는 2011년 4월20일 대구 삼성전 이후 두 번째 보크까지 범하는 등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29일 광주 한화전을 앞둔 주장이자 포수 차일목(31)은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차일목은 "어제 석민이가 부담이 좀 있었다. 직구 스피드는 괜찮은데 컨트롤이 좋지 않았다"며 윤석민의 컨디션이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음을 밝혔다. 이날 윤석민은 최고 149km 직구를 총 54개를 던졌다. 그러나 스트라이크 29개에 볼 25개로 컨트롤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차일목은 "석민이에게 미안하다. 나의 볼 배합이 안 좋았다"며 "(김경언 타석에서) 커브를 내는 것이아니었다. 직구를 계속 파울로 커트하길래 커브 사인을 냈는데 공이 몰린 걸 떠나 커브를 요구한 나의 볼 배합에 문제가 있었다. 차라리 슬라이더로 과감하게 승부했어야 했다"고 스스로를 탓했다. 6회 장성호에게 148km 직구를 통타당해 중월 솔로홈런을 맞은 윤석민은 이어 김경언에게 110km 몸쪽 높은 커브를 던져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차일목은 "석민이 공이 그렇게 나쁜 게 아니었다. 경기 초반에는 좋지 않았고 부담도 느겼지만 위기를 잘 넘어갔다. 6이닝 3실점이면 기본을 한 것"이라며 "너무 안 맞으려는 볼 배합을 하다 보니 큰 것을 연속해서 맞았다. 또 우리 타자들이 못 쳤다. 석민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준 게 문제였다"고 윤석민을 감싸안았다. 이날 KIA는 산발 2안타 1득점에 그쳤다.
윤석민이 지난해 투수 4관왕을 차지한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포수 차일목은 에이스를 보호했다. 모든 문제를 자신에 돌리며 에이스 기살려주기에 나섰다. 과연 윤석민이 다음 등판에서 확실하게 살아날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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