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대에서 341개, 일본에서 159개’.
‘국민타자’ 이승엽(36.삼성 라이온즈)이 마침내 ‘500홈런고지’를 밟았다. 이승엽은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회초 1-1로 맞선 가운데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겼다. 7월 들어 홈런포가 터지지 않아 답답했던 이승엽은 볼카운트 투스라이크 노볼의 불리했으나 넥센 외국인 좌완 선발 밴헤켄의 3구째를 가볍게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17호이자 7월 2번째 홈런이었다. 지난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2회 앤서니 르루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투런 홈런을 터뜨린 후 14일만 맛 본 짜릿한 손맛이었다.
이로써 이승엽은 프로 데뷔 18년째만에 한일 개인통산 500홈런을 달성하는 위업을 이뤘다. 한국에서 341개, 일본무대에서는 8년 동안 159개를 각각 기록했다.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승엽은 대한민국 프로야구 홈런의 산역사이다. 2003년 홈런 56개를 때려 한 시즌 아시아 최다홈런 신기록을 수립하는 등 역대 최고 거포로 인정을 받았다.
이승엽은 “500홈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도 한국무대 400호 홈런 돌파를 새로운 목표로 밝히고 있다.
이승엽의 500홈런 달성은 한일 통산 기록이지만 장훈(504개) 다음으로 한국인 사상 두 번째이자 국내 첫 번째로 의미가 있다. 개인 통산 500홈런은 136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배리 본즈(762개)를 비롯해 총 25명, 76년의 역사의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왕정치(868개) 장훈(504개) 등 7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현역 선수 중에서 500홈런 이상을 달성한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짐 토미(필라델피아), 매니 라미레스(오클랜드) 등 3명이고 일본인 선수 중에는 마쓰히 히데키(탬파베이)가 지난해 7월 미일 통산 500홈런을 돌파한 바 있다.
.
목동=곽영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