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서 트레이드로 온 두 녀석이 잘하던데".
29일 광주구장. KIA와 원정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은 번갈아가며 배팅 연습에 한창인 장성호(35)와 김경언(30)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28일 광주 KIA전에서 1-1 동점으로 맞선 6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장성호와 김경언이 KIA 에이스 윤석민을 상대로 백투백 홈런을 두고 한 이야기였다.
장성호와 김경언은 28일 KIA전에서 윤석민을 상대로 3-1 승리를 이끈 주역이었다. 6회 최진행-김태균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2사 주자없는 상황. 장성호는 KIA 선발 윤석민의 7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148km 직구를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시즌 7호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4월24일 광주 경기에 이어 윤석민에게만 2개째 홈런을 뽑아냈다.

이어 등장한 김경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윤석민의 6구째 몸쪽 높게 형성된 110km 느린 커브를 잡아당겨 우측 폴대 근처로 향하는 비거리 110m 솔로 홈런을 쳤다. 백투백 대포로 시즌 4호 홈런을 장식하며 윤석민의 넋을 빼놓았다.
장성호와 김경언은 지난 2010년 6월8일 3대3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KIA를 떠나 한화에 둥지를 틀었다. 장성호는 1996년, 김경언은 2001년부터 해태 시절을 경험한 선수들이었다. 유독 친정팀 KIA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루가 지난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2회 KIA 2루수 안치홍의 실책에 편승해 선취점을 올린 한화는 3회 1사 2루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김경언이 서재응을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이어 장성호가 5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서재응의 4구째 가운데 몰린 131km 포크볼을 공략,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솔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쐐기득점을 올렸다. 시즌 첫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친정팀을 울렸다. 김경언과 장성호가 결정적일 때 한 방씩 터뜨린 한화가 7-1로 승리, 3연전을 싹쓸이했다. 한대화 감독은 "연이틀 장성호와 김경언이 승리를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이번 3연전 동안 장성호는 12타수 5안타 타율 4할1푼7리 2홈런 3타점으로 펄펄 날았고, 김경언도 10타수 3안타 타율 3할 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3연전 내내 1득점이라는 심각한 타선 빈타에 허덕인 KIA로서는 호랑이 굴을 떠난 장성호와 김경언의 맹타가 더욱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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