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AFP] 남자 핸드볼 B조 예선 한국 대 크로아티아 경기에서 한국의 센터백 정의경 선수의 슛을 쏘는 모습. 2012. 7. 29. AFP / JAVIER SORIANO / News1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였다. 그러나 '높이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최석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 핸드볼 대표팀(세계랭킹 19위)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영국 런던의 쿠퍼 박스서 열린 크로아티아(세계랭킹 10위)와 B조 조별리그 1차전서 21-31로 패했다. 한국을 제외한 B조 국가들 중 세계랭킹 최하위인 크로아티아에 패하면서 메달권 진입에 대한 꿈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 이후 24년 만의 메달을 노리는 남자 핸드볼의 여정은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첫 경기부터 평균신장 193.7cm의 장신을 자랑하는 핸드볼 강국 크로아티아를 만나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핸드볼의 '월드스타' 윤경신(39)이 버티고 있었지만 높이와 파워를 앞세운 크로아티아의 맹공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핸드볼 12개국 중 평균 신장 최단신팀이다. 평균 186cm로 역대 최장신을 자랑했던 한국이지만 런던에 입성하는 순간 졸지에 핸드볼 12개국 중 가장 작은 팀이 되어버린 것.
체격조건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인 핸드볼에서 신장차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특히 장신의 수비수들이 벽처럼 가로막고 있는 사이를 뚫고 공격을 성공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크로아티아전은 바로 이 세계무대'높이의 벽'을 체감케하는 경기였다. 평균신장 1위인 헝가리(195cm)에 이어 2번째로 큰 키(193.7cm)를 자랑하는 장신군단 크로아티아에 막혀 제대로 공격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
경기 막바지에 들어 정의경과 정수영, 이재우 등 주포들이 조금씩 살아나며 6연속 골을 퍼부었지만 따라잡기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B조에서 상대적으로 한국을 제외하고 가장 랭킹이 낮았던 크로아티아에 패한 한국은 남은 경기에서 필승을 다짐하는 수밖에 없다.
장신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역습 찬스에서 빠른 발을 이용한 속공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것. 피벗 플레이도 빼놓을 수 없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속공임은 부정할 수 없다. 속공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 핸드볼팀의 무기인 팀웍을 살려야한다. 일곱 명의 선수들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어야 장신벽에 대항할 수 있다.
조별리그 첫 경기서 패한 한국은 오는 31일 오후 7시 15분 세계랭킹 7위 헝가리와 2차전을 갖는다. 평균신장 최장신 팀인 헝가리와 경기서 한국의 단합된 '팀웍'이 승리를 불러올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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