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승리를 바치고 싶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29)가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았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출신 탈보트는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1실점(6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호투하며 시즌 10승째를 따냈다.
탈보트의 10승 등극이 주는 의미는 크다. 팀내 외국인 투수 관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탈보트는 2007년 제이미 브라운(12승) 이후 5년 만에 10승 고지를 밟았다.

그리고 4월 26일 대구 롯데전 이후 9연승을 질주하며 2002년 나르시소 엘비라(2002년 7월 14일 대구 SK전~2002년 8월 23일 사직 롯데전)의 7연승 기록까지 뛰어 넘었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1998년 스캇 베이커의 팀내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15승) 경신까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은 탈보트는 "10승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지난 등판(7월 15일 대구 KIA전 2⅔이닝 3실점) 때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는데 오늘은 만족스러운 투구를 선보여 기쁨이 두 배"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기 위해 1주일간 휴가를 다녀오느라 2주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전에는 긴장했지만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는 게 탈보트의 설명.
2회 2사 1루 상황에서 보크를 범한 것에 대한 물음에 "나 역시 보크라는 걸 알았다"면서 "감독님께서 마운드로 올라오실때 놀랐고 항상 큰 힘이 되는 것 같아 고맙다"고 대답했다.
이승엽의 한일 통산 500홈런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이승엽은 1-1로 맞선 4회 무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넥센 선발 앤디 밴 해켄의 3구째 직구(140km)를 받아쳐 좌중월 솔로 아치(비거리 120m)로 연결시켜 한국 프로야구사에 새 역사를 썼다.
탈보트는 "이승엽이 500홈런을 터트린 경기에 등판하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행복하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은 탈보트는 "케이시(딸)에게 이 승리를 바친다. 앞으로 모든 승리는 케이시를 위한 것"이라고 뜨거운 부정을 드러냈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서만 케이시의 얼굴을 봐야 하는 탈보트. "하루 빨리 딸을 안아주고 싶다". 딸을 향한 그리움은 더욱 커져만 갔다.
후반기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한 탈보트는 "앞으로 11승을 달성하는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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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탈보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