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ERA 0.93' 김준, SK 또 다른 좌완 전력 될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7.30 10: 43

정상급 왼손 투수가 여럿 포진된 SK 와이번스에 또 한 명의 좌완이 퓨처스리그(2군)서 무르익고 있다. 작년 10월 공익근무를 마치고 예비 전력에 포함된 김준(27)이 바로 주인공. 김준은 지난 2008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2차 5라운드에 SK 유니폼을 입었다. 뛰어난 고려대 에이스지만 입단 당시 전 MBC 청룡 김인식(현 충훈고 감독)의 아들이라는 점이 더욱 관심이 되기도 했다.
최근 김준은 지난 2009년 7월 입대하기 전 앳띤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는 각오로 임하는 훈련에 절실함이 묻어난다. 제대 직후 입대 전 몸무게보다 15kg이 늘었다. 하지만 꾸준한 런닝을 통해 지금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근육량은 더 늘어난 상태.
이는 곧 성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올 시즌 13경기(29일 현재)에 나가 1승 1패 2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0.93에 불과하다. 지난 29일 이천 두산전에서 1⅔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간단하게 막아냈다. 5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최근 4경기째 피안타가 없다. 당연히 무실점. 

이에 김준은 "컨디션도 몸상태도 괜찮다"면서 "작년 겨울 부상 이후 1년 가까이 쉬면서 던지고 싶은 절실함이 매우 강했다. 제대 후 보여주려고 오버페이스를 했더니 어깨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마운드로 돌아가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늘 생각해왔다"는 그는 "김경태 재활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정신적인 부분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심리적인 부분까지 헤아려주시는 김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고마워했다.
김준은 신인시절이던 지난 2008년 4월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1군 마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1이닝 2피안타 1사구 2탈삼진으로 1실점했다. 당시 김준은 두산 유재웅(현 SK)에게 위협구를 던지고 퇴장을 당했다. 이후 1군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김준이지만 제구력에 좀더 초점을 두고 있다. 다행히 제구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준이다. 그는 "피칭폼에 크게 변화를 준 것은 아닌데 준비 동작에서 조금 변화를 줬다"면서 "종전에는 투구 시 내딛는 발이 크로스됐다. 하지만 지금은 축이 되는 왼발과 일직선 형태가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김준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이는 지금도 호주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구대성이다. "구대성 선배님의 투구 모습은 참 인상적"이라는 김준은 "피칭폼, 볼끝,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는 투구는 진짜 멋있다. 특히 하체를 활용해 볼을 던지는 기술은 정말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때문에 다소 기복을 가지고 있는 피칭을 좀더 다듬으려 한다. 김준은 "마인드의 문제다.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고 냉정하게 돌아봤다.
김준은 선발보다는 마무리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 대학 때도 선발보다는 중간과 마무리로 더 많은 활약을 했다. 김준도 "1군 선발은 모든 투수들의 꿈이다.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하지만 마무리가 더 욕심이 난다. 내가 게임의 마무리를 장식한다는 자체가 찌릿하다. 그 느낌은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김준에게는 박희수, 정우람 등이 버티는 SK의 왼손 투수를 뚫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김준은 "신인 때 왼손 투수가 나를 포함 9명 있었다. 남들은 내가 운이 없다고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1군에서 던지지 못한 것은 내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그 만큼 내가 더 발전할 수 있고 더 많이 배울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느 팀에서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되듯이 여기에서도 경쟁에서 이겨 1군으로 올라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준은 "일단 2군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복 없는 좋은 피칭을 꾸준히 보여주고 기회가 된다면 1군에 올라가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지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김용희 SK 퓨처스리그 감독은 지난 29일 이천 두산전 후 김준에 대해 "팀(2군)의 유일한 왼손 구원투수다. 제구, 코너웍, 구위, 변화구 각도 모두 괜찮다"면서 "배짱이 두둑하고 승부를 할 줄 아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부상경력이 있지만 슬기롭게 잘 극복하고 있다"면서 "투수는 투구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앞으로 오늘처럼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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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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