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최지은 "은교 김고은, 대단하지 않나요?"[인터뷰]
OSEN 장창환 기자
발행 2012.08.01 15: 11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장르의 한국형 웨스턴 영화가 탄생했다. '늪 속의 괴물'을 연출한 지하진 감독이 지난 2010년 제작한 작품 '철암계곡의 혈투'다.
서부 영화를 표방하는 잔혹한 액션이지만, 포스터에는 자그마한 체구로 총구를 겨누는 여인이 등장한다. 홍일점이자 유일한 여자 주인공 최지은이다.
최근 만난 최지은은 '과연 저 팔로 총을 들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호리호리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밝게 인사를 건넨 후 "'철암계곡의 혈투'는 한국형 웨스턴 무비다. 장르적인 독특함이 묻어나는 영화"라며 "이런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며 영화 소개부터 했다.

이하 일문일답.
-장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 한마디로 액션이다. 시대는 2000년대 정도다. 사실 이영화는 실제 있었던 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지난 1998년도에 있었던 철거난민 싸움도 영화에서 그려진다. 총 러닝타임은 89분이다.
-홍일점이다. 맡은 배역은 무엇인가.
▲ 태연이라는 역할이다. 남자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에 놓이는 여자다. 팜므파탈적인 모습도 보이지만, 실제 속마음은 여리고 정도 많다. 20대 중반의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의 여자다.
-액션영화다 보니 촬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다치지는 않았나.
▲ 사실 여배우의 액션신은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도망가고 뛰는 것도 액션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신도 많았고, 촬영장소가 폐탄광, 폐공장이다보니깐 위험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폐탄광에서 뛰고, 도망치고, 숨는 신이 많았다. 벌레도 먹고, 엎어지고, 찔리고 그랬다.(웃음)
-데뷔작이다. 소감이 궁금하다.
▲ 솔직히 이 영화가 개봉할 것이라고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즐기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한 달간 아파트 월세를 잡고 제작진, 출연진과 함께 생활했다. 가족 같다. 그런 가족들과 함께 찍은 영화가 2년 뒤에 개봉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데뷔작이 험난하고 독특한 장르지만, ‘앞으로 이런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개봉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영화가 2년 전에 제작됐고, 지난 7월 12일 개봉했다.
▲ 이 영화가 작년 부천영화제에서 상을 두 번 받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레드카펫도 밟아봤다.(웃음) 그때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감독님이 영화제 끝나고 녹음을 다시 해야겠다고 말 하더라. 그래서 개봉한다는 희망이 있었다는 생각에 굉장히 설렜다. 나는 정말 좋고 행복하다. 어쩌면 묻힐 수도 있었던 영화를 영화관에서 볼 수 있게 돼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웃음)
-영화 촬영하면서 재밌었거나 어려웠던 에피소드를 말해달라.
▲ 가장 좋았던 것은 강원도 올로케 촬영이었다. 여름을 시원하게 보냈고, 매번 회식이 한우였다.(웃음) 20년 넘게 서울에만 있었는데 폐탄광도 예쁘게 잡아주셔서 정말 좋았다. 촬영 자체가 정말 즐겁긴 했지만, 반면 환경은 열악했다. 의상은 여러 벌 갈아 입었지만, 신발은 샌들 하나였다. 촬영하고 나오면 새까매지더라. 그래서 촬영 끝나고 내가 항상 빨았다.(웃음)
-주변의 반응이 궁금한데.
▲ 나는 이 영화를 수십 번을 봤는데 내가 아직 어색하고 부끄럽다. 그래도 기분은 너무 좋다.(웃음) 주위사람들이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본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그래도 내 주변 사람들은 처음치고는 기특하다는 평가다.(웃음)
-배우는 언제부터 꿈꿨나.
▲ 사실 고등학교 때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반드시 배우를 되겠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다. 21살 때부터 본격적인 꿈을 꾸게 됐다. 뮤직비디오, CF, 단편영화 단역으로 출연해보니 연기가 정말 재밌더라. 좋아하는 일이 이것(연기) 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그렇다.(웃음)
-그 이후로 연기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
▲ 현재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연기 레슨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편, 독립 영화 상관없이 경험을 쌓으려 하기 때문에 촬영에 많이 참여하는 편이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는.
▲ 박해일 같은 배우와 연기하고 싶다.(웃음) 연기를 하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박해일이 너무 멋지다. 연기적인 부분도 그렇고, 부드러운 남자를 좋아한다.(웃음)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
-최근 무슨 영화를 감명 받게 봤나.
▲ 박해일 주연의 '은교'를 봤다. '은교'는 개봉하기 전부터 화제작이었다. 기대를 하고 봤는데도 재밌더라. 김고은의 역할을 내가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김고은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내가 은교를 촬영했다면 '김고은처럼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영화 보면서 많이 울었다.
-원하는 배우 수식어는.
▲ 샴페인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누구나 즐길 수도 있고, 맛도 다양하고, 분위기도 있고,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에게 붙는 수식어는 모두 욕심이 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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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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