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번복 속에 남자유도 66㎏급 4강 진출에 실패했던 조준호(24, 한국마사회)가 아쉬움이 가득한 심정을 밝히면서도 최선을 다 했기에 결과에 승복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세계랭킹 8위인 조준호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66kg급 8강전에서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세계랭킹 4위)와 연장 접전 끝에 판정패를 당했다. 경기가 끝난 뒤 심판은 조준호의 3-0 전원일치 판정승을 내렸지만 이내 비디오판독을 통해 에비누마의 3-0 승리로 판정을 번복했다.
4강 진출 좌절 이후 패자부활전 끝에 값진 동메달을 따낸 조준호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 기자회견을 갖고 일련의 사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조준호는 판정이 번복된 순간을 떠올리며 “당시에는 (첫 심판 판정을 보고) 이겼다고 생각했다가 번복되며 천국에서 지옥을 오간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준호는 “경기 후반에 큰 포인트를 뺐긴 것도 있었는데, 판정은 심판이 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 했기에 경기 결과에 승복한다”고 말했다.
조준호는 “8강전에서 지고 나서 상당히 아쉬움이 컸었는데 그 동안 부상도 있었고 우여곡절 끝에 동메달을 따 기쁘다”면서 “패자부활전 거쳐 동메달 결정전 준비하면서 감독님하고 악조건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한국인의 투지와 근성을 보여주자 약속했었다. 최종적으로 동메달을 따며 이를 보여줬기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번 대회 베이징올림픽 챔피언인 최민호를 물리치고 런던행 장도에 올랐던 조준호는 “(최)민호형 몫까지 더 잘 하고 싶었는데 아쉽고 민호형한테 미안한 마음도 컸는데 형이 수고했다는 말을 해줘 마음이 좀 편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4강 진출 실패 이후 승자인 일본의 에비누마가 “조준호가 이긴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선 “겸손하게 이야기를 잘 해준 것 같아 고맙다. (유효에 가까운) 큰 포인트가 떨어질 뻔 했는데 너무 박빙의 경기여서 사실 잘 기억이 안 난다. 시합할 때는 조금 미웠는데 고맙다”며 웃으며 답했다.
nomad7981@osen.co.kr
런던(영국)=올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