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원(48)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 감독이 8년 전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서러움을 설욕하는 데 중심이 됐다.
강재원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트랫퍼드의 코퍼 박스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B조 덴마크와 2차전서 25-2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연승을 기록, 금메달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2004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서 덴마크를 상대로 승부 던지기까지 간 끝에 아쉽게 패배했던 한국은 당시의 아픔을 잊고 활짝 웃을 수 있게 됐다.

한국의 2연승은 뜻이 깊다. 1차전 상대였던 스페인은 물론 덴마크 모두 강호이기 때문. 하나같이 쉬운 팀이 아니다. 강 감독이 조 편성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역대 최악의 조편성이라고 판단, 한숨을 내쉬었을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메달 획득이 목표라고 할 수 없다고 했을까.
하지만 한국은 2연승을 기록했다. 1·2차전에서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강 감독의 전략이 통한 것. 당초 강 감독은 "1·2차전에서 승리를 하면 남은 경기서 1번의 무승부만 기록해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강 감독이 설정한 목표를 이룬 데에는 이유가 있다.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 일찍이 유럽 무대로 진출한 강 감독은 유럽 진출 1호라는 타이틀 답게 유럽의 스타일을 잘 알았다. 또한 스위스와 일본, 그리고 중국 여자대표팀에서 지도자 생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준비도 철저했다. 강 감독은 체격이 좋은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14개의 포메이션과 여러 가지 수비 전술을 만들어 올림픽을 준비했다. 치밀한 준비였다. 그만큼 효과는 확실히 나오고 있다.
당초 목표였던 스페인과 덴마크전 승리를 따냈다. 이제 한국은 상승세에 접어 들었다. 남은 상대인 프랑스와 스웨덴, 노르웨이 모두 강호이지만 이제 두려움은 없다. 강 감독의 지도하에 자신감을 얻은 한국에 상대 팀들은 넘어야 할 상대가 아니라 물리쳐야 할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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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올림픽공동취재단 phot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