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기만 한 '만리장성' 김경아 어깨가 무거운 이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7.31 03: 14

'만리장성'의 벽은 역시 높았다.
박미영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에 위치한 올림픽 탁구 경기장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라운드(16강)에서 중국의 강호 리샤오샤(세계랭킹 3위)에 게임스코어 1-4(11-6 7-11 6-11 5-11 6-11)로 패했다.
2번 시드를 받고 올라온 리샤오샤(24, 중국)는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탁구의 맏언니' 김경아(35, 대한항공)의 최대 난적이기도 하다. 남자선수 못지 않은 파워를 기반으로 강한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리샤오샤는 김경아가 상대 전적 1승8패로 절대적인 열세에 처해있을 정도로 강한 선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박미영은 1게임을 먼저 잡아내며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겼다. 그러나 역시 중국의 벽은 높았다. 세계랭킹 톱10에 5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막강한 중국 여자탁구는 박미영의 이변을 허락치 않았다.
딩닝, 궈옌 등과 함께 중국 탁구의 대들보인 리샤오샤는 자신의 주무기인 강한 드라이브를 십분 활용하며 연속으로 네 게임을 모두 잡아내 승리를 거뒀다. 땀과 노력으로 일군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봤던 박미영은 너무나 높게 느껴진 중국의 벽 앞에 다시 한 번 무릎을 꿇어야했다.
중국은 명실공히 남녀 탁구 최강에 군림하고 있다. 중국 탁구는 파워와 스피드를 갖추고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무서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남녀 세계랭킹을 독식하며 '만리장성'의 위엄을 과시하고 있는 중국은 그야말로 공공의 적 그 자체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 남자단식 우승(유남규) 여자복식 우승(현정화-양영자)가 우승을 차지하며 한 때 한국이 탁구의 신흥 강국으로 떠오르기도 했으나 2004 아테네올림픽 유승민의 남자 단식 금메달 이후 침체기에 들어섰다. 부활이 절실하다.
번번이 중국에 가로막혀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했던 한국 탁구의 런던올림픽 도전은 의미가 깊다. 그 중에서도 만리장성 격파의 선봉장에 서 있는 '맏언니' 김경아의 어깨는 무겁다. '비밀병기'로 손꼽혔던 박미영이 아쉽게 리샤오샤에 패하면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김경아는 이를 악물고 더 힘찬 스매시를 날려야 한다. 자신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만리장성을 넘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기 위해 맏언니 김경아는 라켓을 단단히 감아쥐었다. "생애 마지막 올림픽이라 의미가 특별하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올림픽에서 확인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김연아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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