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팀 불펜, 결코 약하지 않다".
한화 불펜이 확 달라졌다. 한화는 후반기 6경기에서 5승1패로 삼성과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그 밑바탕에는 리그 전체 1위의 팀 평균자책점(2.67)을 기록한 마운드가 있었다. 4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한 선발진의 힘이 결정적이었지만 불펜도 눈에 띄게 안정됐다. 후반기 6경기 12⅔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은 0.73에 불과하다.
올해 한화가 최하위로 추락한 데에는 불펜 붕괴가 결정적이었다. 8개팀 중 유일한 5점대(5.08) 불펜 평균자책점에서 나타나듯 불펜이 믿음을 주지 못했다. 올해 한화는 역전패가 22패로 가장 많은데 그 중 12경기가 6회 이후 뒤집어진 경기였다. 믿었던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와 FA 투수 송신영의 부진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후반기 6경기 불펜 평균자책점이 0점대(0.73)로 8개팀 중 가장 좋으며 7월 전체로 넓혀도 불펜 평균자책점 4.18로 이 부문 5위에 오르며 평균 수준으로 회복했다. 바티스타가 선발로 전환하고, 송신영이 승리조에서 제외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기존의 선수들이 제 몫을 하기 시작했다.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는 "주위에서 우리팀 불펜이 약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난 우리팀 불펜이 결코 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박정진과 송창식이 중간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하고 있다. 안승민도 어린 나이에 부담이 많을텐데도 마무리로 잘 던지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진과 송창식은 새로운 필승조로 떠올랐다. 지난 2년간 한화 불펜을 떠받친 박정진은 시즌 초 어깨 부상 후유증으로 볼 스피드를 회복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하지만 6월 이후 16경기에서 1승1패2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1.80으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송창식도 7월 불펜 8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제로로 완벽한 피칭을 과시하고 있다.
안승민이 마무리로 연착륙한 것도 희망적이다. 송진우 코치는 "삼성이 강한 것도 결국 오승환이 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9회가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삼성은 편하다"며 "우리팀에서는 안승민이 어린 나이에도 제구가 좋고, 배짱 두둑하게 던진다. 쉽지 않은 9회를 막아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안승민도 7월 9경기 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00으로 호투 중이다. 그는 "선발투수의 승리를 지키고, 경기 마지막을 막는 게 짜릿하다"며 마무리의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이외에도 좌완 마일영, 언더핸드 정대훈을 원포인트로 효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송진우 코치가 투수교체의 맥을 잘 짚고 있다. (27일 광주 KIA전) 6회 2사 3루에서 선발 바티스타 빼고 정대훈을 넣은 것도 송 코치가 정대훈을 2군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정대훈은 김상현을 헛스윙 삼진 잡으며 실점을 주지 않았고 7회 이후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후반기 한화의 상승세에는 이처럼 딱딱 맞아떨어지는 투수교체와 불펜의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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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박정진-안승민(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