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여름에 약하다고 했나.
'스나이퍼' 한화 장성호(35)가 여름에도 펄펄 날고 있다. 장성호는 후반기 6경기에서 23타수 9안타 타율 3할9푼1리 2홈런 3타점으로 맹타를 치고 있다. 후반기 리그 전체 타율 공동 5위. 홈런 2개와 2루타 2개에서 나타나듯 장타력도 회복하고 있다. 김태균과 최진행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성호의 맹타가 한화로서는 어느 때보다 반갑다.
최근 활약에 장성호는 "얼마 전 내가 여름에 약하다는 기사를 봤다. 그걸 보고 여름에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장성호 스스로도 "작년과 재작년 여름에는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부분이다.

장성호는 한화 이적 후 보낸 2년간 여름에 발목이 잡혔다. 이적 첫 해였던 2010년에는 7월(0.220)·8월(0.263) 2할대타율에 그쳤다. 2홈런 19타점으로 결정력도 떨어졌다. 지난해에도 7월 타율 2할2푼에 그치더니 8월에는 1할8푼8리로 곤두박질쳤다. 두 달간 2홈런 8타점으로 중심타자로서 장타-타점 생산력이 극히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뭔가 다를 조짐이다. 7월 타율은 2할5푼9리이지만 홈런 3개를 터뜨렸고, 타격 페이스가 가파른 상승 곡선 그리고 있다. 여름에도 페이스가 처지지 않는 데에는 지난 겨울 충분한 훈련이 뒷받침돼 있었기에 가능했다.
장성호는 지난해 12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고 두 달간 사이판에서 따로 재활훈련에 임했다. 2년 연속 스프링캠프를 참가하지 못하는 것에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2년 연속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2011년 재활 후 체력훈련 부족을 실감한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중과 근육을 키우고, 러닝으로 하체를 강하게 단련했다.
그 결과 올 여름에는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는다. 장성호는 "지난 겨울에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훈련을 많이 했다. 게을러서 러닝을 잘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많이 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도 "처음에는 체력을 걱정했는데 올해는 괜찮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에는 5번 타순에 배치된 그는 "어떤 타순이든 중요하지 않다. 내게 주어진 역할을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어느덧 2000안타에도 단 21개가 남았다. 현재 페이스라면 8월 중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그는 "2000안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며 스파이크 끈을 더욱 조여맸다. 여름에 달성한다면 더욱 의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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