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감각이 부족했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선방한 경기다. 1042일 만에 선발 등판에 나선 SK 와이번스 우완 채병룡(30)이 5이닝 2실점으로 분전했다.
채병룡은 31일 문학 넥센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3개) 2실점으로 3-2로 앞선 6회초 최영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채병룡의 선발 등판은 지난 2009년 9월 23일 문학 삼성전 2이닝 1피안타 1사사구 2실점 이후 1024일 만이었다. 최고구속은 142km에 직구 평균 140km였다.
1회초 출발은 불안했다. 채병룡은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2구 몸에 맞는 볼을 내준 뒤 후속 타자 장기영의 번트 타구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고 2루 내야안타가 되었다. 이택근에게 포수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1사 2,3루로 몰린 채병룡은 4번 타자 박병호를 상대로 땅볼을 유도했다.

2구 째 박병호의 체크 스윙이 되는 듯 했으나 이것이 배트에 맞으며 땅볼이 되었다. 그러나 실전 공백이 있었던 듯 채병룡은 이 타구를 잡지 못했다. 뒤따라 들어온 유격수 김성현이 이를 잡아 홈으로 송구했으나 3루 주자 서건창이 몸을 낮춘 슬라이딩으로 득점하며 채병룡의 실점으로 이어졌다.
4회까지 추가 실점없이 버티던 채병룡은 5회초 1사 후 장기영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후속 이택근의 타구는 외야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이어졌다. 2-3 추격점을 허용한 채병룡은 박병호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강정호를 고의볼넷으로 거르며 2사 만루를 만든 뒤 이성열을 1루 땅볼로 일축하며 위기를 넘겼다.
5이닝을 채운 채병룡은 2009년 6월 19일 문학 두산전 5이닝 3실점 승리 이후 1138일 만의 선발승을 노렸다. 그러나 뒤를 이은 최영필이 7회 이택근에게 좌월 역전 투런을 내주며 선발승의 기회는 다음으로 넘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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