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포-실책' 김주형, 천당과 지옥 오가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7.31 21: 55

무려 한 달여만의 경기 출장,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주형(27)은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김주형은 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3루수 9번 타자로 깜짝 기용됐다. 이날 경기에 앞서 1군에 등록된 김주형은 주로 나서던 포지션인 1루가 아닌 3루에 배치됐고 9번에 나선 것도 의외였다. 올해 김주형이 선발 9번으로 나선 건 두 번째였다.
깜짝 선발에도 불구하고 김주형은 타석에서 힘을 보여줬다. 첫 타석인 3회 희생번트를 기록했던 김주형은 1-2로 뒤진 5회 1사 1루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송승준의 133km 포크볼은 한 가운데 몰렸고, 김주형은 이를 잡아당겨 사직구장 담장 너머 110m까지 날렸다. 김주형의 올 시즌 1호 홈런포다.

타석에서 기분 좋은 홈런을 기록한 김주형이지만 8회 수비에선 큰 실책을 범해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3-2로 앞선 8회 소사가 선두타자 박준서에게 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뒤이어올라온 투수들이 연속 볼넷을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마운드에 선 양현종의 폭투로 동점을 허용하고 무사 2,3루가 된 상황.
박종윤의 타구는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3루수 김주형의 정면으로 갔고, 타이밍 상 홈으로 뛰던 3루주자를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여기서 김주형의 홈 송구는 포수 왼쪽으로 비켜가는 악송구가 됐고, 이를 잡기 위해 포수 차일목은 홈을 비울 수밖에 없었다. 김주형의 악송구가 결국 역전까지 허용한 것이다. 이후 KIA는 8회 홍성흔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내주며 3-5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KIA가 9회 1점을 따라가 4-5까지 추격을 벌인 가운데 1사 1,2루에서 8번 김상훈이 타석에 들어섰다. 상황에 따라서 9번 김주형까지 타석이 돌아가 명예회복을 할 수도 있던 상황. 그러나 김상훈이 허무하게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며 김주형은 그대로 더그아웃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시즌 1호포를 기록한 날, 마음껏 웃을 수 없는 김주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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