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감독을 맡으면 다들 방망이가 안 맞는지 모르겠네".
좀처럼 터지지 않는 KIA 타이거즈의 방망이에 선동렬(49) 감독의 속도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선 감독은 31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왜 이렇게 안 맞는지 모르겠다"며 쓴 소리를 했다. 특히 한화와의 주말 3연전이 치명타였다. KIA는 4강의 길목에서 만난 한화를 상대로 3경기에서 3득점에 그치며 3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선 감독은 "하루에 안타 12개를 쳐도 모자랄 판에 시리즈 내내 12개를 쳤다"면서 "3경기에서 3점을 내고는 이길 수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27일 선발이었던 바티스타에 대해서는 "정말 좋았다. 한 점을 낸것도 2사 후에 나가서 도루하고 겨우 냈다. 구속, 제구, 구위, 변화구 등 나무랄 데가 없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유창식은 그렇게 볼이 좋지는 않았다. 우리 타자들이 못 친것"이라고 말하고는 "류현진도 그냥 평소때와 비슷했다. 한창 좋을 때 공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바티스타는 5⅔이닝 2피안타 1실점, 유창식은 7⅓이닝 1피안타 1실점, 류현진은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을 각각 KIA 타선을 상대로 기록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왜 내가 감독을 맡으면 다들 방망이가 안 맞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현재 KIA는 팀 타율 6위(.261), 팀 홈런 최하위(26개), 팀 득점 최하위(343점)에 그치고 있다. KIA의 득점 빈곤은 7월에도 계속됐는데 월간 팀 득점 최하위(57점), 팀 홈런 7위(6개)로 답답한 경기가 계속됐다. 7월들어 KIA의 팀 실점은 삼성에 이어 2위(62점)이었지만 결국 방망이가 안 터지면서 8승 9패로 승률 5할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심각한 부분은 장타다. 현재 KIA의 팀 장타율은 3할4푼7리로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8개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볼넷(354개)을 얻어내며 팀 출루율은 3할5푼2리로 2위에 올라 있지만 장타력 빈곤에 시달리며 득점력은 하위권이다. 특히 경기당 0.31개에 그치고 있는 홈런이 문제다. 경기당 0.84개의 홈런을 치고 있는 SK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31일 경기에서 KIA는 5회 터진 김주형의 역전 투런포로 승리를 거두는가 싶었지만 8회 투수진이 난조를 겪으며 재역전을 허용, 4-5로 패하고 말았다. 9회에도 경기를 뒤집을 기회가 있었다. 3-5로 뒤진 채 9회를 맞은 KIA는 1사 후 김원섭의 2루타와 안치홍의 적시타, 조영훈의 안타로 한 점 따라간 1사 1,2루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여기서 김상훈이 병살타를 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올해 KIA의 병살타는 72개로 두산(79개)과 한화(77개)에 이어 3위다.
후반기 7경기에서 KIA는 2승 5패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4위 넥센과는 불과 1.5게임 차이, 하지만 본격적인 4강 싸움을 위해서는 타선이 살아나야 한다. 현재 타선에서 전력 상승요인인 이범호의 복귀 뿐이지만 부상에 대한 선수 스스로의 두려움으로 요원한 상황. 8월에는 KIA가 타선에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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