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공포의 2할4푼대 타자가 되려고 한다.”
후반기 리드오프로 타순을 옮긴 LG 오지환(22)이 6월의 상승세를 7월 마지막날까지 유지했다. 오지환은 6월부터 타율 2할7푼5리 출루율 3할6푼1리 4홈런 21타점 8도루로 활약 중인데 1번 타자로 나선 후반기에도 타율 2할7푼6리 출루율 3할6푼4리로 변함없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31일 잠실 한화전에서도 오지환의 활약은 돋보였다. 1회 첫 타석부터 한화 선발투수 김혁민의 몸쪽 직구에 중전안타를 날렸고 1-1로 팽팽히 맞서던 5회에는 김혁민의 높은 직구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시즌 9번째 홈런을 작렬했다.

이전부터 오지환은 강한 손목힘을 바탕으로 타구를 멀리 날리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타격시 스윙궤도가 심하게 흔들리며 정확한 임팩트를 이루는 데에는 고전했다. 유난히 탈삼진이 많고 직구에 헛스윙을 반복하는 것도 스윙궤도가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데에서 비롯된 문제였다. 김무관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서두르지 않고 타석에서 볼카운트 싸움에 임하는 법을 이해한 오지환은 스윙 궤도의 안정화란 두 번째 과제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그저 강하게만 치려고 했었다. 그러다보니 스윙시 배트가 심하게 흔들렸다. 이제는 중심을 확실히 잡고 무게가 한 쪽에 쏠리지 않고 스윙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최근에는 직구가 오면 어느 부분에서 임팩트를 줘야할지 저절로 파악이 된다. 홈런을 친 순간에도 1번 타자로서 볼을 더 봐야한다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직구가 높게 와서 좋은 타구를 날릴 자신이 있었다. 결국 자신 있게 휘두른 게 홈런이 됐다.”
후반기 들어 팀의 난제였던 1번 타자를 맡은 오지환은 새로운 역할에 집중할 뜻을 전했다. 비록 리드오프로서는 생소한 2할대 초중반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고 최대한 많이 출루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김기태 감독 역시 “최근 오지환이 1번 타자로서 자신이 꼭 해내야한다는 책임감을 보이고 있다. 선수단 전체가 이러한 책임감과 끈기를 지녀야한다”고 오지환의 모습에 만족을 표한 바 있다.
“좀 우스운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일단 공포의 2할4푼대 타자가 되려고 한다. 1번 타자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매 경기 목표는 한 경기 3번 이상 출루하는 것이다. 최대한 공도 많이 보려고 한다. 1번 타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기다리는 타격도 해야 하는데 아웃이 되더라도 투수가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싶다. 최근에는 출루가 먼저, 안타는 다음이라고 머릿속에 넣고 있다.”
김기태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오지환을 후반기 1번 타자로 넣으면서 “타석에 많이 서게 되는 만큼 이것저것 모두 다 해보라고 했다. 안타 외에도 여러 방법으로 출루하려하고 출루하면 도루도 적극적으로 하라고 지시한 상태다”고 전했다.
LG는 올 시즌 전반기에 1번 타순에서 타율 2할4푼 출루율 3할2푼2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오지환이 해답이 될 수는 알 수 없지만 오지환은 프로 무대를 밟았을 때부터 야구에 관한 모든 부분에서 정면돌파에 임하고 있다. 삼진과 최다실책 부문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려도 마냥 고개를 숙이지 않고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곤 한다. 모자에 새긴 ‘인정 받을 때가 왔다’가 이뤄질 때까지, 실패 속에서도 오지환의 성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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