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ERA 2.25', 감을 찾은 김선우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8.01 07: 16

시즌 초반 슬럼프로 고전했던 베테랑 투수. 수은주가 급격히 올라가자 경기력도 확실히 올라가고 있다. ‘써니’ 김선우(35, 두산 베어스)가 비로소 선발 주축으로서 용맹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김선우는 지난 7월 31일 대구 삼성전서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1개, 사사구 3개)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상대 선발 배영수의 역투에 막히면서 승리는 따내지 못했으나 선발로서 확실한 몫을 해낸 김선우다. 팀은 9회 고영민의 좌전 적시타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김선우의 호투가 없었다면 두산의 신승도 불가능했다.
올 시즌 김선우는 4승 5패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 중이다. 어깨 부상 등이 겹쳤던 2008년 국내 무대 첫 시즌을 제외하면 가장 승리 페이스가 더딘 한 해이며 평균자책점도 그 답지 않다. 초반 난타를 당했던 경기가 꽤 되었고 지난 2년간 펼친 돌아 들어가던 투구가 제대로 펼쳐지지 않은 감이 컸다.

그러나 7월 한 달간 김선우의 성적은 5경기 32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2.25. 승운이 다소 부족해보이는 성적이지만 경기 당 6.4이닝을 소화하며 선발로서 제 몫을 확실히 해내고 있다. 세부 기록을 따져보면 ‘기교파’ 김선우의 투구감 회복이 제대로 되었음을 알 수 있다.
16승을 올린 지난해 김선우는 175⅔이닝을 소화하면서도 탈삼진은 89개로 2이닝 당 1개 정도만의 삼진을 잡아냈다. 대신 사사구는 총 41개 뿐. 상대 방망이를 유도하면서도 장타는 피해가는 낮은 코스로 적극적인 투구를 했음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수비진을 믿고 확실하게 던졌던 김선우의 지난 시즌이었다.
7월 김선우의 투구는 지난 시즌과 유사하다. 32이닝 동안 김선우의 탈삼진은 단 8개. 그러나 사사구도 8개 뿐이다. 히팅 포인트를 교묘하게 피해가는 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수비를 믿고 던진 지난해 투구를 다시 보는 듯한 김선우의 7월이었다. 실제로 31일 경기 1회 이승엽의 2루 내야안타 때는 고영민의 다이빙캐치에 이은 1루수 오재원의 재빠른 홈송구로 정형식의 횡사가 일어났다. 야수들의 도움도 김선우의 7월 호투에 한 몫 했다. 투수-야수진 '공생'의 의미가 큰 김선우의 호투는 그만큼 팀 분위기와도 직결된다.
경기 후 김선우는 시즌 5승 무산에 대한 아쉬움보다 팀 승리에 비중을 두며 “경기 전 몸 상태는 좋았다. 그러나 초반 제구가 잘 안 됐는데 수비진의 도움 덕택에 제구가 조금씩 잡혀 갔다. 시간이 가면서 점점 좋아졌다”라며 투구를 자평했다. 2경기 연속으로 패스트볼 계열 구종만이 아닌 체인지업 비중을 높이면서 조금 더 기교를 섞은 김선우의 계산이 호수비와 함께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이제 좀 감이 잡혀가는 것 같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기본이고. 승리는 운에 달려있지만 그래도 되도록 많이 이기고 싶다”. 맏형 김선우의 부활은 분명 두산의 남은 시즌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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