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문턱' 홍명보호, 방심은 금물...'정신 무장' 필수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8.03 15: 56

방심은 금물이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영국 런던의 유서 깊은 웸블리 스타디움서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가봉과 최종 3차전을 갖는다. 현재 한국은 1승 1무 승점 4점으로 조 2위를 달리고 있고, 가봉은 1무 1패로 최하위다.
한국으로서는 무승부만 기록해도 8강에 진출한다. 하지만 안심할 수가 없다. 아직 승리가 없는 가봉이지만 8강행의 불씨를 남겨 두고 있기 때문. 가봉은 한국과 최종전에서 2골 차로 승리할 경우 1승 1무 1패가 되서 동시에 열리는 멕시코-스위스전 결과에 따라 조 2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

홍 감독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이유로 스위스전을 승리로 마쳤음에도 기뻐하는 내색 없이 "2차전이 끝났을 뿐이다. 한 경기가 남았고 그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진출 여부가 정해진다. 열심히 뛰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분명 스위스전은 한국에 큰 기쁨을 선사한 경기였다. 경기 내용에서도 우세를 점했고 결과적으로도 승리를 따냈기 때문. 게다가 우승 복병으로 점쳐지는 멕시코와 비기고, 올림픽 개막 전에 가진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3-0 대승을 한 덕분에 선수들의 자신감은 절정이다.
절정으로 오른 자신감은 좋지만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바로 자만심. 자신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에 도취되다 보면 자만에 빠질 수 있기 때문. 이 점을 홍 감독도 경계하고 있다. 아무리 기량이 우선시 되는 축구라 하더라도 조직력이 바탕이 되는 만큼 해이한 정신력으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어서다.
한국은 무승부만 기록해도 8강에 진출한다. 역대 올림픽에서 낸 최고 성적과 타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8강에 만족하지 않는다. 애시당초 올림픽에 도전할 때부터 사상 첫 메달을 목표로 잡았다. 즉 조별리그서 거둔 1승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소리다.
만약 한국이 8강에 오를 경우 상대는 A조의 영국, 세네갈, 우루과이 중에서 결정된다. 최근 세네갈을 이겼다고 하더라도 평가전과 실전은 전혀 다를 수 있다. 개최국 영국은 물론 우루과이 모두 세계의 강호인 만큼 안심할 상대가 없다.
물론 포기는 없다. 8강 상대가 누가 됐든지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하지만 겨우 1승에 도취되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상대들이다. 홍 감독은 스위스전 직후 "선제골을 넣은 후 집중력이 떨어져 바로 골을 허용했지만, 다시 집중력을 발휘해 골을 넣게 됐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자 하는 강한 정신력이 주요한 듯 하다"며 선수들의 정신 무장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비록 가봉이 B조 최약체로 꼽히는 상대라는 점, 주축 선수의 출전 정지로 인해 전력이 약화됐다는 점, 선수 교체를 할 자원도 부족하다는 점 등 많은 여건들이 한국에 유리한 상황이지만, 한국으로서는 가봉의 상황을 생각하지 말고 오직 자신들만을 생각한 뒤 강한 정신력으로 상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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