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13일만의 선발등판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환상의 위기관리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시즌 5승째를 거뒀다.
박찬호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달 19일 대전 삼성전 이후 허리 통증으로 올스타전에 불참하고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며 13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그는 녹슬지 않은 피칭으로 존재감을 떨쳤다. 시즌 5승(5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도 3.77에서 3.62로 끌어내렸다.
1회 출발부터 좋았다. 1번타자 오지환을 가볍게 1루 땅볼로 처리한 박찬호는 박용택도 2구 만에 좌익수 뜬공 잡았다. 3번 이병규도 4구째 바깥쪽 느린 커브로 투수 앞 땅볼 처리. 공 8개로 간단하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2회에도 첫 타자 정성훈의 키 넘어가는 타구를 향해 글러브를 낀 왼손을 내밀어 캐치하며 투수 앞 땅볼로 잡은 박찬호는 이진영을 직구-체인지업-슬라이더 공 3개로 루킹 삼진 돌려세웠다. 최동수에게 우전 안타, 정의윤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2·3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태완을 직구 2개로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실점을 주지 않았다.
이어 3회에도 김태군을 유격수 땅볼, 오지환을 2루 땅볼, 박용택을 우익수 뜬공으로 간단하게 삼자범퇴 요리한 박찬호는 4회 선두타자 이병규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 정성훈의 땅볼 때 유격수 이대수가 3루를 노린 2루 주자 이병규를 아웃시키더니 이진영의 중견수 앞 빠지는 타구를 걷어내 6-4-3 병살타로 연결시키며 한숨 돌렸다.
4회까지 투구수 40개로 막으며 효과적인 피칭을 펼친 박찬호는 5회 최동수를 삼진 잡은 뒤 정의윤에게 우측 2루타, 김태완에게 우전 안타로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태군을 침착하게 유격수 앞 병살타로 솎아내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6회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맞은 뒤 박용택와 이병규의 연속 땅볼로 첫 실점한 박찬호는 정성훈-이진영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귀에 몰렸으나 최동수를 투수앞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득점권에서 병살타 2개 포함 7타수 1안타로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했다.
6회까지 총 77개 공을 던진 박찬호는 7회부터 양훈에게 마운드를 남겼다. 스트라이크 51개, 볼 26개로 제구가 좋았다. 최고 144km 직구(25개)에 슬라이더(20개) 투심(12개) 커브(9개) 체인지업(8개) 커터(3개)를 섞어던졌다. 고비 때마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령한 박찬호는 결정구 컷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로 땅볼을 잘 유도했다. 아웃카운트 18개 중 병살타 2개 포함 무려 14개가 땅볼로 만들어졌다. 외야 뜬공은 2개 뿐이었다.
이로써 박찬호는 시즌 평균자책점도 3.77에서 3.62로 끌어내렸다. 특히 득점권 피안타율 1할8푼5리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1명 중 가장 낮은 기록이다. 말 그대로 환상의 위기관리능력. 아울러 수비에서도 1회 이진영, 2회 정성훈, 6회 박용택·최동수 등 아웃카운트 4개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았다. 정면으로 날아오거나 키를 넘어가는 타구에 빠르게 반응하며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했다. 환상의 위기관리능력에는 환상의 수비가 뒷받침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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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