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인 송대남은 금메달이 확정된 후 엄지로 자신의 등을 가리켰다. 드디어 세계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의 세리머니였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송대남(33, 남양주시청)의 우승은 역시 빛나는 결과였다.
송대남은 2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의 엑셀 아레나에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90kg 이하급 결승전서 아슬레이 곤살레스(쿠바)에 한판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송대남은 전날 남자 81kg이하급의 김재범(27, KRA)에 이어 한국 유도에 두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전체 한국 선수단으로선 다섯 번째 금빛 낭보다. 특히 송대남은 당초 금메달 후보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였다. 그렇기에 더욱 반가운 결과였다.

송대남은 비주류다. 용인대 출신들이 가득한 이번 대표팀서도 그는 몇 안 되는 비 용인대 출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유도계의 비주류인 청주대를 졸업한 송대남은 상무를 거치면서 뛰어난 기량을 뽐냈지만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빅이벤트에 번번이 나서지 못했다.
기술의 정확도와 파괴력은 국제무대에서도 인정을 받았지만 마지막 순간 화룡점정에 실패하며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경쟁자들이 늘어나면서 그는 체급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치열했다. 체급 경기에 나서야 하는 선수지만 그는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무조건 먹었다. 스테이크를 13장 먹는다는 것도 유명한 일화. 하루에 평소 2만 칼로리를 섭취했다. 일반인의 열배에 가까운 섭취량이다.
그리고 체중을 불렸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경기에 나가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뛰어야 했다. 무거워진 몸과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운동도 필수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는 권영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김재범에 밀려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탈락한 아픔은 아직도 생생하다. 김재범에 밀려 매트를 떠날때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그는 먹고 운동하고를 반복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부담이었지만 송대남은 결국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대표팀 선수들과의 경력이라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이제 얻어야 했다.
자신의 주특기인 업어치기로 쟁쟁한 상대들을 제압한 송대남은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니시야마 마사시(일본)를 호쾌한 업어치기 절반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업어치기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있을 가운데 결승서는 분명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곤살레스와 결승전에서도 송대남은 업어치기를 통해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는 깜짝기술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규시간 5분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송대남은 연장 시작과 함께 안뒤축 감아치기로 금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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