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사도스키, 왜 5회만 되면 작아지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8.02 06: 23

후반기 롯데 자이언츠가 순위싸움을 벌이기 위해서 반드시 부활을 해 줘야 하는 게 바로 송승준-사도스키 콤비다. 양승호 감독 역시 여러차례 두 선수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말을 해 왔다. 올 시즌 원투펀치를 구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진의 이유는 조금씩 다르다. 송승준은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다. 고질병인 내성발톱 통증 때문에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져 골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올 시즌이 끝나면 내성발톱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심리적인 문제도 있다. 시즌 중반 계속해서 승운이 따르지 않아 부담이 가중됐고, 연패까지 길어지면서 조급해졌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사도스키의 부진은 더욱 답답하다. 시즌 초반 부진이 이어질 땐 매년 반복되던 패턴이라 생각하고 넘겼지만 후반기에 이르기까지 들쭉날쭉한 피칭을 하고 있다. 롯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동기부여 측면이 아닌가 싶다. 2년 연속 10승을 거두면서 한국 무대에서 절박함이 없어진 게 원인이 아닌가 싶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드시 살아나줘야 하는 두 선발투수가 나란히 5회에 홈런포로 무너졌다. 지난달 31일 사직 KIA전에서 송승준은 4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간만에 승리를 추가하나 싶었지만 5회 차일목에 적시타, 김주형에 역전 투런포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8회 팀이 역전에 성공해 패전은 면했지만 경기 후 송승준은 상당히 괴로워했다는 후문이다.
사도스키 역시 5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일 사직 KIA전에 선발 등판한 사도스키는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2회 1사 만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병살을 유도했고 4회 1사 1루에서 다시 병살타로 이닝을 매조지었다.
하지만 1-0으로 앞선 5회 사도스키는 1사 후 차일목에 볼넷, 김주형과 이용규에 연속안타를 맞고 다시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여기서 사도스키는 김선빈에 볼넷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동점을 허용했고, 김원섭 타석 때 폭투까지 범해 역전 주자를 홈에 들여보냈다. 결국 김원섭에게 스리런 포를 얻어맞고 1-5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이날 성적은 4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5실점.
올 시즌 송승준과 사도스키 모두 유난히 5회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송승준의 시즌 피안타율은 2할8푼5리, 하지만 5회 피안타율은 3할9푼으로 급등한다. 게다가 12개의 피홈런 가운데 4개를 5회에 허용했는데 역시 최다 기록이다. 시즌 3개의 폭투 가운데 2개가 5회에 몰아서 나왔다. 사도스키 역시 5회가 아킬레스건이다. 사도스키의 시즌 피안타율은 2할8푼8리, 5회만 되면 피안타율이 3할7푼3리로 뛰어오른다. 1회부터 9회까지 피안타율 가운데 최고다. 5회 피홈런 역시 2개를 기록 중이다.
5회만 되면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을 겪는 건 결국 심리적인 측면에서 이유를 찾을 수밖에 없다. 투수가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이닝은 5이닝. 안 그래도 승운이 안 따르는 올 시즌 5회만 되면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올해 남은 등판 기회는 10번이 채 남지 않았다. 팀과 선수 본인을 위해서라도 5회 압박감을 떨쳐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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