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과 무승부를 기록한 홍명보호가 자력으로 올림픽 8강 무대에 진출했다. 그러나 골 결정력의 부재를 통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최종전 가봉과 경기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서 비긴 한국은 1승2무(승점 5)를 기록하며 스위스에 승리를 거둔 멕시코(2승1무, 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홍 감독은 베스트11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되 남태희를 빼고 백동성동을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시켰다. 스위스를 상대로 골맛을 봤던 박주영이 변함없이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후방을 지원사격하며 좌우 측면공격수에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백성동(주빌로 이와타)가 나섰다.

중원 조합으로는 지난 멕시코전에서 맹활약한 기성용(셀틱)과 박종우가(부산)가 그대로 선발 출격하며 포백라인에는 윤석영(전남)-김영권(광저우 헝다)-황석호(히로시마 산프레체)-김창수(부산)가 포진했다.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 맡았다.
경기 시작부터 가봉을 거세게 몰아붙였던 한국은 세트피스에서 이어진 몇 번의 찬스와 김창수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이 연달아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특히 전반 26분 윤석영의 절묘한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낸 구자철의 헤딩슛이 골포스트를 살짝 빗겨나간 장면은 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의 일방적인 공격이 전부 무위로 돌아가자 가봉이 역습에 나섰다. 한국의 압박에 침묵하던 가봉의 공격은 미드필드진부터 치고 올라오는 거센 공격으로 변했다. 특히 수비진이 아우바메양과 메예 등 가봉의 공격수들을 순간적으로 놓치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아찔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반대로 득점을 만들어내지도 못한 한국은 0-0으로 전반을 마무리하고 후반에 돌입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박종우를 빼고 남태희를 투입한 한국은 측면과 중앙을 적절히 활용하며 백성동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마무리가 문제였다. 후반 3분 코너킥 찬스에서 기성용이 올려준 공을 박주영이 가슴으로 받아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가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을 시작으로 연달아 이어진 슈팅 찬스를 번번이 허공으로 날리고 말았다.
결국 홍 감독은 후반 16분 김보경 대신 지동원을 투입하며 공격의 활로를 모색했다. 지동원은 투입되자마자 오른쪽 측면을 뚫고 들어가 이어받은 공을 날카로운 패스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 패스가 상대 골키퍼에 의해 차단되며 선제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오히려 후반 20분 가봉의 날카로운 공격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오른쪽에서 이어받은 공을 몰고 들어오던 마딘다가 강력한 슈팅을 날린 것. 정성룡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다행히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갔다. 그러나 가봉의 순간적인 역습에 실점을 허용할뻔한 가슴 철렁한 순간이었다.
이후 양 팀은 중원을 넘나들며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서 가능한 한 많은 골을 넣어야 8강 진출이 가능했던 가봉은 아우바메양에게 연결되는 빠른 역습을 시도, 끈질기게 한국의 골문을 두들겼으나 정성룡이 지키는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한국 역시 이날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박주영 대신 김현성을 교체투입하며 골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열릴 듯 열리지 않는 가봉의 골문을 후반 추가시간이 모두 흐를 때까지 끊임없이 노려봤으나 성과는 없었다. 결국 양 팀 모두 무수한 공격의 방점을 찍지 못한 채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 웸블리 스타디움(런던)
대한민국 0 (0-0 0-0) 0 가봉
▲ 한국 출전 선수 명단
FW : 박주영(후 35 김현성)
MF : 김보경(후 16 지동원) 구자철 백성동 기성용 박종우(후 0 남태희)
DF : 윤석영 김영권 황석호 김창수
GK : 정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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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올림픽공동취재단 phot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