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비와 불펜의 힘" 박찬호가 말하는 달라진 한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02 15: 30

8위 한화가 후반기 1위로 대반전을 연출하고 있다.
한화는 후반기 8경기에서 6승2패로 두산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잠실-LG전은 달라진 한화의 힘이 증명된 한판이었다. 이날 후반기 첫 등판을 가진 '코리안특급' 박찬호(39)도 직접 실감했다. 그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수비와 불펜의 힘이었다.
▲ 분위기 바꾸는 호수비

이날 복귀전에서 박찬호는 6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사사구 무실점 피칭을 펼쳤지만 안타를 8개나 맞았다. 삼자범퇴로 막은 1회·3회를 제외하면 매회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박찬호는 놀라운 위기관리능력으로 득점권에서 7타수 1안타로 막았다. 아웃카운트 18개 중 14개를 병살타 2개 포함 땅볼로 잡았다.
박찬호는 "공을 낮게 제구하며 땅볼을 유도한 게 통했다. 하지만 땅볼은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수비가 아웃을 시켜줘야 가능한 것"이라며 "오늘(1일) 야수들의 수비가 아주 좋았다. 병살타를 3개 처리했다. 쉽지 않은 타구를 잘 잡아줬는데 바로 그런 부분에서 팀이 살아난다. 나도 야수들 호수비에 힘을 얻었고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으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4회 무사 2루. 한화 유격수 이대수는 정성훈의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 타구를 잡자마자 재치있게 3루를 노린 2루 주자 이병규를 잡아내며 무사 2루에서 1사 1루로 상황을 바꿔놓았다. 이어 이진영의 중견수 앞 빠지는 타구를 건져내 2루수 이여상에게 토스하며 깔끔한 6-4-3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5회에도 1사 1·3루 위기에서 3루수 오선진이 김태군의 3루수-유격수 사이로 향하는 타구를 잘 캐치했고, 2루수 이여상도 1루 주자 방해에도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1루 송구로 5-4-3 병살타를 엮어냈다. 박찬호는 오선진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고, 이여상과는 직접 손바닥을 마주치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전반기와 몰라 보게 달라진 수비는 후반기 한화 상승세의 원천이다.
 
▲ 승리를 지키는 불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19일 대전 삼성전은 한화에게나 박찬호에게나 충격적이었다. 6회까지 5-0으로 리드한 경기가 뒤집어졌고 5승이 날아간 박찬호는 결국 허리 통증을 일으켰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다르다. 후반기 8경기에서 한화 불펜은 17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4점밖에 주지 않았다. 불펜 평균자책점 2.04로 1위.
박찬호는 "후반기 우리팀 모두 잘 하고 있지만 투수들이 잘 막아주고 있는 게 크다. 우리 선발투수들이 던지는 것을 보고, 여러가지로 준비를 잘 할 수 있었다"며 "불펜 투수들 역시 제 역할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펜이 안정되면 선발투수는 경기에 들어가기 전 세워놓은 계획대로 가져갈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이 안정되고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박찬호가 마운드를 내려간 7회 스코어는 3-1, 한화의 2점차 리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화는 6-9회를 1실점으로 막으며 박찬호의 시즌 5승을 지켰다. 우완 양훈, 좌완 마일영, 언더핸드 정대훈, 좌완 박정진, 우완 안승민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적재적소에 투입돼 LG의 추격 흐름을 끊어냈다.
전반기 79경기에서 한화 불펜은 13세이브-31홀드로 세이브는 6.1경기당 하나였고, 홀드는 2.5경기당 하나였다. 하지만 후반기 8경기에서 3세이브-7홀드로 세이브가 2.7경기당 하나, 홀드가 1.1경기당 하나로 잦아졌다. 리드 잡는 경기가 많아진 가운데 좌완과 우완 그리고 언더핸드 원포인트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끊어 막기 전법이 통하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박찬호의 승리를 허무하게 날린 불펜은 그의 후반기 첫 경기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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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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