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행 방망이로 4할 복귀' 김태균, "고맙고 미안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02 10: 21

"우리 김태균 선수 어디있어요?".
지난 1일 잠실구장. LG와 원정경기를 앞둔 한화 최진행(27)은 김태균(30)을 찾아 헤맸다. 이날 김태균은 몸컨디션이 좋지 않아 훈련을 거르며 구단 버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잠시 떨어진 것만으로도 최진행은 몹시 허전한 듯했다. 김태균은 "내 스트레스 해소법은 진행이를 때리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두 선수는 팀 동료를 넘어 스스럼없이 진심으로 통하는 형·동생 사이다.
김태균이 4할 타율에 복귀한데 있어서도 최진행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김태균은 "(7월29일) 광주 KIA전 마지막 경기부터 진행이의 배트를 쓰고 있다. 난 평소 무거운 배트를 쓰는데 힘이 떨어지면 스윙이 무뎌진다. 스윙이 돌아나오는 느낌이었고, 김용달 타격코치님도 가벼운 배트를 한 번 써보는 게 어떠냐고 하셨다. 그래서 (최)진행이에게 배트를 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28일 광주 KIA전에서 연이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타율이 시즌 최저 3할8푼6리까지 떨어진 김태균은 880g으로 자신 것보다 50g 가볍고 길이가 짧으며 손잡이까지 다른 최진행의 배트를 쓴 29일 광주 KIA전, 31일 잠실 LG전에서 4타수 2안타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가동하더니 1일 경기에서 시즌 첫 5타수 5안타 맹타로 단숨에 타율을 4할1리까지 끌어올렸다.
가벼운 배트를 쓰자 스윙이 힘있게 돌아갔고 타격 밸런스도 살아났다. 무더운 여름 체력적으로 힘든 시점에서 가벼운 배트를 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진행이 배트 덕분에 좋은 감을 유지하고 있다. 당분간 이 배트를 써야할 것 같다"고 했다.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도 있었다. 김태균은 "배트를 흔쾌하게 빌려준 진행이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며 "타자는 아무리 같은 동료라도 다른 선수에게 자신의 배트를 빌려주는 게 쉽지 않다"고 미안해 하는 이유를 말했다. 선수들마다 자신에게 최적화된 배트가 있는데 실전경기에 사용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빌려주기가 쉽지 않다. 같은 동료라도 각자 타격 스타일이 다르며 때로는 배트에 든 기운을 넘겨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김태균은 "여러모로 진행이에게 미안하다"며 "내가 이렇게 치고 있는 것도 오히려 진행이에게는 부담이 갈 수 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이 워낙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중심타자로서 최진행이 가질 부담이 커지는 것에 대한 걱정. 그만큼 동생을 아끼는 마음이 누구보다 크다.
하지만 최진행은 "태균이형이 있어 정말 좋다. 모든 면에서 배울 게 많다"고 말한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그에게 김태균은 큰 힘이다. 이는 김태균에게도 마찬가지. 바늘과 실처럼 떨어지지 않는 김태균-최진행이 있기에 한화 중심타선은 공포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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