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과 축구가 비슷한 일에 다른 결정을 내려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고의 패배' 경기에 관련된 선수들을 전원 실격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1일 새벽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에 나선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의 관련 선수 8명이 모두 8강 출전 자격을 잃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조별리그 A조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왕샤오리-위양조가 한국의 정경은-김하나조(세계 8위)를 맞아 눈에 띄는 실책과 무성의한 플레이로 일관한 것. 이는 준결승에서 동료인 세계랭킹 2위 톈칭-자오윈레이조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정경은-김하나조도 왕샤오리-위양조와 같은 방법으로 대응했다는 것.

C조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한국의 하정은-김민정조가 인도네시아의 멜리아나 자우하리-그레시아 폴리조와 경기서 유리한 대진을 위해 서로 '고의 패배'를 시도했다. 결국 해당 경기를 검토한 BWF는 승리 의지가 없던 8명의 선수를 모두 실격 처리했고, A조와 C조에서는 3·4위 조가 8강 진출 티켓을 얻게 됐다.
이와 같은 BWF의 조치는 수뇌부의 철저한 징계 의지에서 비롯됐다. 파이산 랑시키트포 BWF 부회장은 고의 패배 의혹이 나오자 "이번 사태를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다. 고의 패배가 사실이라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고 강한 의지를 표하며 실행으로 옮겼다.
이뿐만 아니다. AFP 통신은 징계를 받은 선수들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참가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의 보도대로라면 엄청난 중징계다.
BWF의 강력한 징계와 달리 국제축구연맹(FIFA)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승리 의지가 없는 일본 여자 축구대표팀의 사실상 고의 무승부 경기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
지난달 31일 일본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의외였다. 남아공은 F조의 최약체였다. 일본과 경기를 치르기 전 2경기에서 1득점 7실점에 그쳤던 팀.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반면 일본은 월드컵 챔피언이다. 일본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지만 결과는 득점없는 무승부였다.
문제는 사사키 노리오 일본 감독이 보인 발언이다. 사사키 감독은 남아공전 직후 "카디프에 남아 준준결승(8강)을 치르고 싶었다"며 "우리에게는 글래스고(스코틀랜드)로 이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한 것. 결국 일본은 남아공전 무승부로 카디프에 그대로 남아 8강전을 준비하게 됐고, 사사키 감독의 발언은 조 1위가 될 경우 글래스고로 이동하는 것이 싫어 사실상 고의 무승부를 주문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FIFA는 "징계 위원회에서 사사키 감독의 발언을 정밀 조사했지만 경기 결과에서 규정을 위반하는 것들이 나오지 않았다"며 고의 무승부 논란을 일축시켰다. 즉 징계를 내릴 근거 자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배드민턴의 고의 패배와 일본 여자 축구의 고의 무승부는 스포츠 정신에 위반되는 행위였다. 많은 팬들이 응원을 하는 상황에서 승리 의지가 없는 경기를 펼쳐 팬들의 응원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BWF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고, FIFA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같은 행위에 대한 전혀 다른 판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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