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홈 이점 있지만 최강 전력은 아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8.02 15: 50

홍명보호가 개최국 영국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하지만 상대 못할 팀은 아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가봉과 최종전서 0-0으로 비겼다. 조별리그 전적 1승 2무를 기록한 한국은 B조 2위로 8강에 진출, 영국과 준결승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쉽지 않은 상대다. 영국은 죽음의 조라 불리던 A조를 당당히 1위로 올라온 팀이다. 영국이 거둔 성적은 2승 1무 5득점 2실점.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과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제치고 거둔 성적이다. 게다가 개최국이라는 홈 이점도 무시할 수가 없다.

영국은 64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1948 런던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3개 축구협회가 단일팀으로 출전한 것. 이른바 팀 GB(Team Great Britain)다. 팀 GB는 와일드 카드 라이언 긱스(3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미카 리차즈(24, 맨체스터 시티), 크레이그 벨라미(33, 리버풀)를 필두로 톰 클레벌리(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다니엘 스터릿지(첼시), 아론 램지(아스날) 등 신성들로 구성돼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최국, 죽음의 조에서 1위, 막강 전력 등 여러가지를 살펴보면 한국으로서는 준결승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하지만 면밀히 살펴본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면을 봤을 때 화려한 영국이지만, 예상 만큼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은 3경기서 5골을 넣었다. 이는 전체 16개 국가 중 브라질과 이집트에 이어 3위 기록이다. 하지만 그 중 3골은 최약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상대로 넣은 것이다. 영국은 세네갈과 1차전서 1-1로 비겼고, 우루과이와 최종전도 간신히 1-0으로 이겼다. 금메달 후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최상의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네갈과 1차전에서 영국은 7만 2천여명의 일방적인 홈팬들로부터 응원을 받았지만 압도하지는 못했다. 전반 20분 벨라미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37분 무사 코나테의 한 방에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반면 한국은 올림픽 직전 런던에서 열린 세네갈과 평가전서 3-0으로 대승을 거뒀다. 물론 평가전과 실전을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당시 한국은 전반전에 세네갈을 압도했지만 후반전에 수 차례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은 세네갈을 못 이겼고, 한국은 이겼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영국의 축구 전문가 조나단 윌슨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에 기고한 칼럼에 "한국이 눈에 띌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하지만 이어 "영국을 보고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영국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력이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영국 모두 같은 수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서 1실점밖에 내주지 않으며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다. 이는 멕시코와 일본(이상 0실점)에 이은 전체 3위다. 하지만 한국이 영국의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진을 뚫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국은 3경기서 2골밖에 넣지 못하며 공격진의 부실함을 노출했다. 한국으로서는 공격진이 살아난다면 충분히 영국을 넘을 수 있지만, 그 반대일 경우에는 영국에 일격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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