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복식 실격’, 中 인정-印尼 철회...韓 항소해 기각 ‘망신’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08.02 11: 00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배드민턴 여자복식에서 터져 나온 ‘져주기 논란’과 관련해 한국(정경은-김하나, 하정은-김민정)과 중국(왕샤올리-위양), 인도네시아(멜리아나 자우하리-그레시아 폴리) 등 4개 조 모두가 실격 처분을 받으면서 올림픽촌이 또 한 번 시끄럽다.
이번 사건의 경우 중국이 먼저 4강에서 자국선수끼리 맞붙는 것을 피하고자 경기에 최선을 다 하지 않는 등 비신사적으로 나왔다지만 한국 역시 함께 맞장구를 쳤기에 애초부터 면죄부를 받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실격처리 발표 후 국제배드민턴연맹(IBF)에 항소했고 이것마저 기각당하면서도 더 큰 망신을 당한 꼴이 됐다.
지난 1일(한국시간) 진행된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져주기 논란’이 불거지자 IBF는 발빠르게 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대회가 진행 중인 만큼 빠른 판단으로 이번 사건에 얽힌 4개 조를 모두 실격시켰다.

더욱이 중국의 왕샤오리-위양 조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세계랭킹 1위의 팀이기도 하는 등 4개조 모두가 톱랭커였기에 IBF으로서도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실격 처분은 어쩔 수 없는 당연한 벌이었다.
하지만 세계배드민턴연맹이 지난 2일 발표한 논평에 따르면, 4개 조에 대한 실격 처분이 처음 발표되고 난 뒤 중국은 그대로 이를 수용한 반면 인도네시아와 한국만이 항소를 했다.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는 IBF가 항소에 대한 재심의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잘못을 인정하고 항소를 철회한 반면, 한국은 끝까지 이의 제기를 신청해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물론 IBF측도 이번 사안이 꽤 중대한 만큼 자신들의 판정을 바꾸지 않았다. 한국으로선 중국팀이 먼저 일부러 게임에 지기 위해 불성실한 플레이를 보였다지만 이에 함께 동조했다는 점에서 처벌을 면하기 힘들었음에도 무리하게 항소를 진행해 망신만 더 산 셈이 됐다.
특히 IBF은 “세계적으로 톱랭크에 속해 있는 선수들이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설명하며 “한국의 항소에 대해서는 이미 해당 경기에 대한 리뷰와 심판 및 엄파이어의 진술, 선수들의 청문회 등을 거쳐 결론이 모두 난 사안이라며 재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수들이나 대표팀 입장에선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4년간 피땀 흘리며 준비한 모든 것들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피해를 보게 됐다는 생각에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4년간의 노력을 진짜 생각했다면 상대팀의 경기 태도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 했어야 했다.
한국으로선 그나마 세계배드민턴연맹이 이번 조치에 대해 “4개 조에 대한 징계는 런던올림픽대회에서만 한정돼 적용될 예정”이라면서 “연맹 자체적으로 추가 징계는 없을 것이며 코치진이나 각국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징계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는 점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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