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주지훈, 이렇게 망가져도 되나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12.08.02 15: 21

배우 주지훈이 군 제대 후 3년만의 복귀작으로 장규성 감독의 코미디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택하고 3년 만에 대중 앞에 섰다.
‘나는왕’은 왕이 되기 싫어 궁을 떠난 왕자 충녕(주지훈 분)이 자신과 꼭 닮은 노비 덕칠(주지훈 분)이 돼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점차 덕과 지혜를 갖춘 군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 그는 이번 영화에서 왕이 되기 싫어 가출을 감행하는 세자 충녕과 말보다 몸이 앞서는 행동파 노비 덕칠로 분해 ‘제대로’ 망가졌다.
훤칠한 키와 조각같은 외모로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주지훈에게 코미디 연기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되리라 예상한 시선들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지난 달 30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베일을 벗은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주지훈은 기존의 ‘왕자님’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화장실 뒤처리도 제 손으로 하지 못하는 ‘허당’ 세자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뽐냈다. 

소심한 울보 세자 충녕과 순박한 행동파 노비 덕칠, 신분을 증명하지 못해 고초를 겪는 충녕과 어슬프게 세자 연기에 몰입하는 덕칠까지 주지훈은 1인 4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변화무쌍한 캐릭터 변신을 오가며 3년간 축적해온 연기 에너지를 고스란히 발산했다. 특히 엉덩이에 종기가 날 정도로 책만 읽고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온실 속 화초’ 세자가 궁을 떠나 끼니를 구걸하고 멍석말이까지 당하는 장면에서는 3년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천연덕스럽게 역할에 녹아든 주지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박영규, 임원희, 김수로 등 내로라하는 코미디의 제왕들이 가세해 주지훈에게 힘을 실어준다. 황희 역의 백윤식은 막무가내 담넘기와 과감한 노출로 진정한 몸개그를 선사하며, 김수로는 애드리브인지 아닌지 구분이 가지 않는 찰진 대사처리 웃음을 유발한다. 쌀 300섬 로비로 출사한 왕실 익위사 소속 세자 호위무사 해구 역을 맡은 임원희는 무술 실력은 형편없지만 충성심 하나만은 우직한 충신으로 웃음은 물론 감동까지 선사한다. 오는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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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왕'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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