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만 벌써 두 편의 영화다. 한 편은 배우 차태현과 함께한 사극코미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고, 다른 한편은 가수 박진영의 스크린 데뷔작 '오백만불의 사나이'.
그런데 잠깐, 여기서 문득 궁금증이 생길 수도 있겠다. '민효린과 사극, 이 둘은 과연 어울릴까'하는 궁금증 말이다. 커다란 눈, '명품코'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오똑한 콧날. 이처럼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로 서구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민효린이 사극에 출연한다는 것이 쉽사리 연상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
최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민효린은 본인 자신도 그런 이미지 때문에 사극 장르에서 외면을 받아왔었다고 속상했던 마음을 털어놨다. 어릴 때부터 사극을 좋아해온 탓에 꼭 한 번 사극에 출연해보고 싶었지만 시나리오가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해보고 싶었다며 출연 계기를 전해왔다.

"사극을 해보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사극을 좋아했거든요. 정말로 해보고 싶은 장르 1순위가 사극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한국적인 이미지 보다는 서구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이상하게 계속 외면을 많이 당했었어요. 그래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해보고 싶었고 제가 물 공포증이 있는데도 얼음을 훔친다는 발상이 정말 신선했어요. 소재가 되게 신선하고 재밌더라고요."
사극에 대한 열의가 컸던 민효린. 직접 사극을 해본 소감이 어떨까 궁금해 물었더니 너무 재밌었단다. 극 중 한복을 입는 장면이 그리 많지 않은데도 한복을 입은 채 계속해서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고. 이후에는 정통사극에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되게 재밌었어요. 한복을 입은 장면이 별로 없고 해녀수트만 입었는데 저는 계속 한복 입고 사진을 찍고 그랬어요. 정말 재밌었죠. 사실 사극 말투는 저희 영화가 정통사극이 아니라 퓨전사극이어서 편했던 건 있어요. 나중에는 정통사극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웃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해녀 역할로 나온 민효린은 앞서 몸에 타이트하게 붙는 해녀수트 때문에 고생을 좀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넌지시 이야기를 꺼내니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갈수록 몸매에 대해 포기했다며 크게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겨울에 영화를 찍을 때 옷 안에 내복을 입잖아요. 그런데 그걸 입으니까 옷이 타이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숨을 안 쉬고 해녀수트를 입고 촬영을 했었어요(웃음). 너무 힘들더라고요. 저희 촬영 할때 밤마다 대표님이 직접 삼겹살 구워주시고 하는데 그 삼겹살을 밤마다 먹으면서 몸매를 그냥 놔버렸어요(웃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민효린은 차태현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워낙에 장난끼 넘치고 연기력도 탁월한 차태현과의 호흡을 물어보자 민효린은 단번에 최고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수중인공호흡장면에선 차태현의 아내가 신경쓰였다며 걱정을 했다고 고백했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세요. 본인 촬영 다 끝났는데도 저를 도와주시러 오셨더라고요. 너무 추운 데서 고생하면서 찍었는데 저한테 '괜찮니' 위로를 해주시니까 더 힘이 나더라고요. 선배님하고 작품하신 여배우들이 선배님을 최고로 뽑는 이유를 알겠더라니까요. 그런데 수중인공호흡신에선 좀 죄송한 느낌이 들었어요. 선배님 아내분이 혹시나 영화를 보시고 뭐라고 하실까봐(웃음). 저한텐 영광이었죠. 선배님하고 언제 이런 장면을 찍을 수 있겠어요."
민효린은 '오백만불의 사나이'에선 박진영과 함께 작업을 했다. 박진영과 차태현 중 누가 더 좋냐고 다소 짓궃은 질문을 던지자 그는 한숨을 포옥 내쉬며 너무 어렵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리고는 두 사람 모두 공통점이 있다며 박진영과 차태현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박진영 오빠도 그렇고 차태현 선배님도 그렇고 두 분 다 공통점이 있으세요. 꾸밈이 없으세요. 진실로 사람을 대하고요. 정말 좋았어요."
이미 많이 알려진대로 민효린은 사실 JYP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출신이었다. 배우를 하기 전 '기다려 늑대'라는 노래를 발표한 적도 있는 민효린은 혹시 다시 음반을 발표한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대답을 내놨다. 배우로서 조금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었다.
"JYP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는데 제가 대구에서 서울까지 통학을 했어요. 그렇게 7개월을 하니까 교통비도 많이 들고 힘이 들더라고요. 실력도 출중하지 않았고요. 이후에 그곳을 나와서 '기다려 늑대' 등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그때 만능엔터테이너 쪽으로 데뷔를 하고 싶어서 음반 발표와 함께 연기도 같이 준비를 했었어요. 다만 먼저 데뷔를 한 것이 가수였던 것이었죠. 아직 음반에 대한 생각은 많아요. 그렇지만 연기적인 면으로 깊이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그 마음이 더 강해서 지금은 연기로서 인사를 드리다가 나중에 OST나 피처링 등을 해보고 싶어요."
최근 민효린은 성형 고백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눈을 살짝 집었다며 성형 사실을 인정한 그는 왜 굳이 그 얘기를 했냐는 말에 굳이 거짓말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자꾸 코 수술을 했다고 하시는데 정말 했으면 얘기할거에요. 눈은 진짜 집어서 얘기한거고요. 원래 쌍커풀이 있다,없다 했어요. 아무래도 직업상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은데 얼굴이 자꾸 변하는 것 같아서 수술을 한 거죠.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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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