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라 “10대 이미지, 뒤집고 싶었어요”[인터뷰]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12.08.02 16: 20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에서 사랑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불사하는 민화공주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은 남보라가 복귀작으로 ‘무서운 이야기’를 택하고 본격 성인 연기자로 신고식을 치른다.
남보라는 ‘해품달’의 성공 이후 차기작 선정에 신중을 기했지만 복잡한 계산은 하지 않았다. 오로지 박지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이끌려 출연을 결심했다. ‘무서운 이야기’는 언어장애를 가진 살인마에게 납치돼 생사의 기로에 놓인 여고생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을 담은 옴니버스 형식의 호러물. 남보라는 홍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콩쥐, 팥쥐’에서 의붓 언니 공지의 모든 것을 빼앗고 싶어하는 탐욕스런 동생 박지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박지 캐릭터는 그동안에 제가 못 보여드렸던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그래서 더 (박지 역을) 하고 싶었어요. 그 동안에는 10대 이미지라든가 어린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런 걸 좀 뒤집고 싶었고 여자로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죠.”

남보라는 ‘무서운 이야기’에서 의붓 언니의 남자인 민회장(배수빈 분)에게 파격적인 유혹을 감행하는 등 지금까지의 어리고 풋풋한 모습을 완벽히 벗고 과감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극중에서 상대역 배수빈과 강도 높은 애정신을 소화한 남보라는 촬영 전 부담도 되고 겁도 났었다는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사실 애정신을 찍기 전에 조금 무서웠어요. 제가 하루종일 평소와 다르게 있으니 감독님께서도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사실은 좀 무섭다고 솔직히 말씀드리니까 감독님께서 자기를 믿고 따라오라면서 이끌어 주셨어요. 또 배수빈 선배님이 굉장히 신사세요. 여배우한테 배려심도 너무 많으셔서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셨죠. 애정신을 찍을 때도 먼저 양해를 구하시면서 ‘괜찮겠니?’라고 항상 먼저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두려움이나 부담감을 조금 덜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 해보는 애정신 연기였지만 찍다 보니 욕심도 났다. 언니 콩지의 모든 것을 뺏고 싶어하는 박지라면 민회장을 소극적으로 유혹할 것 같지 않았다. 점점 욕심을 내다보니 애정신도 점점 진해졌다. 
“배수빈 선배님이 모니터를 보시고 ‘가짜 같지 않니’이러시는데 저도 동감했어요. 그래서 진짜 같아 보이도록 다시 해보지 않겠냐고 했고, 다섯 번 정도 테이크를 다시 갔죠. 박지 캐릭터라면 소극적으로 행동한다든가 감추려 하지 않을 것 않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애정신이 더욱 진해졌죠.(웃음)”
 
극중 박지는 예쁘고 사랑스런 외모에도 불구하고 언니 공지와 조금이라도 더 닮기 위해 성형 수술을 감행하는 등, 언니의 것이라면 뭐든지 빼앗고 싶어하는 캐릭터. 이에 관해 남보라는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성형을 생각해보지 않냐”며 성형에 관한 생각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성형을) 생각해보지 않나요? 저도 생각은 해봤지만 성형을 안 한 이유는 모습이 인위적으로 변할 것 같아서였어요. 나이가 먹고 세월이 지났을 때 자연스럽게 외모도 세월에 녹아들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은 우려랄까? 앞으로도 성형할 일은 없을 것 같아요.(웃음)”
남보라는 ‘해품달’에서 10살 연상의 송재희와 커플 연기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 ‘무서운 이야기’에서도 13살 연상의 배수빈과 호흡을 맞췄다. 송재희는 지난 달 23일 진행된 ‘무서운 이야기’의 VIP시사회를 찾아 남보라를 응원하며 의리를 과시하기도 했다.
“또래 배우와 커플 연기를 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현장에서 좋은 선배들을 만나 정말 많은 걸 배우는 것 같아요. 배수빈 선배님 같은 경우는 제게 연기에 대한 조언도 해주시고 오랜 시간 연기를 해오신 경험도 말씀해 주셔서 정말 많이 도움이 됐어요. 재희 오빠 같은 경우는 ‘해품달’ 하면서 제일 친해진 사람이에요. 재희 오빠는 VIP시사회날 드라마 촬영이 있어서 못 온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촬영이 취소됐다고 극장에 달려왔더라구요. 너무 고마웠어요.”
“(김)수현 오빠는 영화 ‘500만불의 사나이’ 시사회 때 만났는데 제가 ‘무서운 이야기’ VIP 시사회 있다고 그러니까 그 때 해외에 나가 있을 것 같다시면서 ‘무서운 이야기’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주셨어요. 저도 ‘도둑들’이 기대작인 만큼 잘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구요. 그렇게 덕담이 오갔죠.(웃음)”
‘해품달’에 함께 출연한 김수현과는 적으로 맞붙게 됐다. ‘무서운 이야기’가 김수현이 출연한 ‘도둑들’과 같은 날(25일) 개봉하며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게된 것. 더군다가 ‘도둑들’은 막내 김수현을 비롯해 김윤석, 이정재, 전지현, 김혜수 등 초호화 출연진을 자랑하며 개봉 첫날 역대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세우는 등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장르가 너무 달라서 찾는 관객도 다를 것 같아요. 저희 영화는 공포 영화인데다 또 18세 관람가다 보니 공포물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좀 힘들 수 있겠죠. 그래도 관객분들 취향이라는 게 워낙 다양하고 아무래도 장르에서 오는 차이가 크니까 ‘도둑들’ 때문에 우리 영화가 잘 안 될 거라는 불신은 없어요.”
 
지난 달 25일 개봉한 ‘무서운 이야기’는 개봉 8일만인 지난 1일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도둑들’ 같은 대작들 틈에서도 ‘이렇게 무서운 공포영화는 처음’이라는 입소문 하나만으로 거둔 성과다.
“개봉 전에 영화를 네 번 보면서 분석을 한 게 있어요.(웃음) 그동안에 있던 공포영화는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우리영화는 쉴 새 없이 공포 요소들이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등장해요. 지루할 틈이 없어요. 상영 시간 내내 긴장하면서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무서운 이야기’는 충무로 대표 호러 감독들인 ‘기담’의 정범식, ‘스승의 은혜’의 임대웅, ‘키친’의 홍지영,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의 김곡, 김선 감독이 한데 뭉쳐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한 영화 안에서 개성 강한 감독들이 선보이는 전혀 다른 네 가지 색깔의 호러물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살인마에게 납치돼 생사의 기로에 놓인 여고생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의 브릿지 서사는 네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으며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에 누구보다 자신이 있기 때문에 목표 관객은 100만명으로 잡았어요. 저희 영화는 커플들이 보면 좋은 영화에요. 관객 분들과 함께 영화를 봤을 때 제 옆, 뒤에 앉으신 커플 분들 사이가 돈독해 보이시더라구요. 여자 분은 남자한테 숨으시고 남자 분은 보호해 주시고.(웃음) 연인 분들이 데이트 때 저희 영화 많이 보러 오셔서 목표 관객 100만 중 커플들이 50만 들었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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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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