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 전 이야기다. 김진우는 2007년 6월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 해 김진우의 마지막 승리. 그 이후 김진우는 3차례 마운드에 올라 1패만을 기록했고, 숙소 이탈에 이은 임의탈퇴 조치로 그렇게 야구계에서 떠나는 듯했다.
이후 지난해 6월 극적인 1군 복귀, 그리고 올 시즌 KIA의 선발투수로 다시 우뚝 선 김진우의 스토리는 드라마에 가깝다. 김진우가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냈던 5년 전 이후 최다이닝을 소화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진우는 2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5피안타 6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시즌 5승(4패)째를 거뒀다. 투구수는 120개(스트라이크 79개, 볼 41개)를 기록했으며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찍었다.

이날 김진우의 결정구는 단연 커브다. 김진우는 직구보다 커브를 더 많이 던지면서 롯데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완벽하게 흩어놨다. 특히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김진우 특유의 그립으로 던져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뚝 떨어지는 드롭성 커브에 롯데 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를 돌렸다. 탈삼진 6개 가운데 커브로만 5개를 잡아낸 것. 김진우는 직구 30개, 투심 패스트볼 23개를 던진 반면 커브를 무려 55개나 던졌다. 그밖에 슬라이더 11개, 포크볼 1개를 각각 던졌다.
마운드에서도 큰 위기는 없었다. 2-0으로 앞선 2회 강민호에 좌전안타, 박종윤에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내야땅볼로 1점을 허용했을 뿐이다. 2사 2루에서 정훈에 결정구인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4회엔 2사 이후 연속안타로 1,2루에 출루를 허용했지만 황재균을 내야땅볼로 처리, 무실점으로 넘겼다.
하지만 볼의 힘이 떨어진 7회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4-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진우는 첫 타자 박종윤을 1루수 조영훈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홍성흔과 황재균은 범타로 처리했지만 정훈에 좌전안타, 대타 조성환에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렸다. 이미 투구수는 120개, 결국 김진우는 마운드를 유동훈에 넘겼고 유동훈이 김주찬을 공 하나로 간단히 처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5승을 거둔 김진우, 이제 1승만 더하면 2005년 거뒀던 승수와 같아진다. 방황을 마치고 돌아온 김진우의 호투로 KIA는 4-3으로 한 점차 승리를 거두고 40승 4무 40패, 승률을 정확히 5할로 다시 맞췄다. 후반기 KIA가 4강을 자신할 수 있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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