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랭킹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기보배의 위기관리 능력은 역시 달랐다. 한국 여자 양궁의 간판 기보배(24, 광주광역시청)가 난적 러시아의 크세니아 페로바(랭킹라운드 9위)를 꺾고 4강에 무사히 안착했다.
기보배보다는 한 수 아래의 상대였지만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페로나의 기세도 만만찮았다. 3세트까지 3-3 동점을 이룬 기보배는 최대 승부처였던 4세트에서 10점과 9점, 9점을 쏘며 5-3으로 승기를 잡았고, 마지막 5세트를 27-27 동점으로 마무리하며 6-3으로 승리했다.
이날 기보배에게는 두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첫 발을 7점을 시작한 기보배는 이어서 페로바가 9점을 쏘며 패색이 짙었었다. 그러나 기보배는 나머지 두 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켰고 거의 졌다시피 했던 1세트를 27-27 동점으로 마쳤다.

또 한 번의 위기는 3세트서 찾아왔다. 3-1로 앞선 가운데 3세트를 따낸다면 승기는 거의 기울었다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실수가 발생했다. 마지막 3발째에 9점 이상만 쏴도 동점으로 점수차를 유지할 수 있었던 기보내는 8점을 쏘며 페로바와 다시 3-3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그녀만의 집중력과 승부근성이 발휘됐다. 19Km/h로 바람이 제법 불고 비까지 오락가락하는 얄궂은 날씨였지만 기보배는 최대 승부처였던 4세트에서 10점과 9점, 9점을 쏘며 다시 리드를 잡았고 5세트마저 침착히 지켜내며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번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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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올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