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태의 마지막 도전, 부끄럼 보다는 '자랑스러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8.03 06: 20

[런던=AFP] 3일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유도 -100kg 급 경기에서 만난 몽골의 투비신바야르 나디안(Tuvshinbayar Naidan) 선수와 황희태 선수(흰색)의 경기 장면. 2012. 8. 3. AFP / FRANCK FIFE / News 1
한국 유도 대표팀의 '맏형' 황희태(34, 수원시청)가 자신의 올림픽 마지막 무대를 자랑스럽게 장식했다.
세계 8위 황희태는 지난 2일(한국시간) 밤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100㎏ 이하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2위 헹크 흐롤(27, 네덜란드)를 상대로 절반패를 당했다.
황희태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로 강하게 나섰지만 오히려 흐롤에 되치기를 당하며 절반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황희태는 절반을 만회하기 위해 끊임없는 공격을 시도했지만 끝내 포인트를 따지 못하고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준결승전에서도 황희태는 적극적인 공격으로 투비신바야르 나이단(7위, 몽골)을 압박했지만 되치기로 유효패를 당했었다. 아쉬운 노메달이었다. 시종일관 상대를 압박하는 공격을 퍼부었지만 포인트를 따내지 못한 것. 나이단과 흐롤 모두 황희태보다 높은 랭킹의 강자였지만 황희태는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황희태는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2004 아테네 대회에서는 90kg 이하급에서 5위에 그쳤고, 2008 베이징 대회에서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 하지만 황희태는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체급을 한 단계 올려 도전했다. 그 결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100kg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체급을 올린 만큼 황희태는 이를 악물고 훈련을 소화했다. 또한 런던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도전이라는 것을 아는 만큼 고된 훈련을 소화했다. 시련도 컸다. 아르템 블로센코(우크라이나)와 16강전에서는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블로센코를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물리쳤다.
메달 획득이라는 꿈은 무산됐지만 황희태가 보여준 경기는 기억에 남는다. 자신보다 강자들에게 물러섬 없이 강하게 밀어 붙이는 그의 모습에서 지키기에 급급한 이번 대회의 아쉬움을 잊을 수 있었다. 비록 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황희태에 대한 감정은 부끄러움보다는 자랑스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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