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관왕' 기보배, 세트제 '맹점' 극복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8.03 00: 46

세트제의 난관을 뛰어넘은 기보배(24, 광주광역시청)가 여자 개인전서 한국 여자 양궁에 8년 만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기보배는 지난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 결승전서 아이다 로만(멕시코)에게 세트 스코어 6-5로 승리했다.
이로써 기보배는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서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개인전도 석권함에 따라 한국 여자 양궁에서 6번째 2관왕에 오르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대표팀 동료 이성진(27, 전북도청)은 8강전서 마리아나 아비티아(멕시코)에게 세트 포인트 2-6으로 패했고, 최현주(28, 창원시청)도 16강전서 브랑게르 슈(프랑스)에게 세트 포인트 5-6으로 뒤지며 일찌감치 탈락한 터라 '막내' 기보배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중압감 외에 또 하나의 큰 적이 기다리고 있었다. 앞서 열린 16강전서 최현주는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브랑게르 슈(프랑스)에게 패했다.
최현주의 총점이 134점이었던 것에 반해 슈의 총점이 132점에 그친 것을 보더라도 세트제의 모순이 여실히 드러나는 경기였다. 더 높은 총점을 기록하고도 패하는 것은 세트제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기보배는 바람과 싸우는 가운데 결승전을 치르면서도 4세트서 3발 30점을 기록하는 등 선전을 펼쳤다. 하지만 세트제의 모순은 기보배를 끝까지 힘겹게 만들었다.
5세트까지 총합 점수에서 로만에게 135-129로 6점이나 앞섰던 기보배였지만 세트 포인트는 5-5로 동점이었고, 결국 승부는 슛오프까지 이어졌다.
기보배의 마지막 활은 8점에 맞았다. 패배할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실력이 더 뛰어난 기보배에게 미소를 지었다.
로만은 기보배와 같은 8점을 기록했지만 중앙에서 더 먼 8점을 쏘며 기보배는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홀로 살아남았다는 부담감과 최대 난관으로 여겨졌던 세트제에 맞서 당당히 세계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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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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