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으로 더 이상 야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앞둔 2일 사직구장. 전날 경기에서 나온 김상현의 번트 시도가 화제가 됐다. 1일 사직 롯데전에서 김상현은 0-0으로 맞선 2회 무사 1,2루에서 보내기번트 시도를 했다. 물론 KIA 더그아웃에서 나온 작전. 2009년 KIA 유니폼을 입은 이후 단 한 번도 희생번트 성공이 없는 김상현에겐 쉽지 않은 상황. 김상현은 결국 보내기번트에 실패했고 삼진아웃을 당했다.
KIA 선동렬(49)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김상현의 번트에 대해 "팀이 이기려면 누구라도 번트를 대야 한다. 만약 최희섭에게 찬스가 걸렸어도 번트를 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선 감독은 김상현을 9번 타자로 배치했다. 김상현이 9번 타자로 나선것은 지난 2008년 LG시절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선 감독은 "이(순철) 수석코치는 아예 김상현을 빼고 하자고 했다. 그래도 내가 이야기해서 9번에 넣었다. 오늘까지 안 되면 아예 빼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현은 지난달 15일 복귀 이후 좋은 컨디션을 이어갔지만 최근 5경기에서 20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그러면서 선 감독이 한 말은 "이름값으로 하는 야구는 용납 못한다"였다. 선 감독은 "나는 감독자리를 맡아서 과거보다 현재, 현재보다 미래가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이다. 과거에 어떻게 야구를 했던지 현재 어떻게 야구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내가 아니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도태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 감독은 "2009년 우승 멤버는 과거다. 과거는 잊고 2012년 현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9년 KIA 우승의 1등공신은 김상현, 최희섭, 김상훈, 유동훈 등이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2009년 정점을 찍고 이후로는 그때 만큼의 성적을 못 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 감독이 2009년 우승의 주역들을 지목해서 이야기한 이유는 명백하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는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미 최희섭은 시즌 초 트레이드 파동을 겪었고 김상현은 부상복귀 후 주춤한 모습이다. 김상훈과 유동훈 역시 예전 활약에 비해서 올 시즌 모습은 아쉽다. 선 감독의 일갈 속에 KIA가 차츰 체질개선을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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