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타율 1위' 오선진, 한화 3루수-1번타자 '동시해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03 09: 40

올해의 기량발전상이 있다면 그에게 주어져야 할 것이다. 한화 5년차 내야수 오선진(23)이 2012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오선진은 후반기 9경기에서 36타수 15안타 타율 4할1푼7리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와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시즌 타율도 3할1푼9리. 규정타석까지 16타석이 남아있는데 이대로라면 리그 전체 4위에 해당한다. 오선진의 급성장으로 한화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 해결했다. 3루수와 1번타자가 바로 그것이다.
▲ 오래된 핫코너 고민 해결

한화는 2009년을 끝으로 이범호(KIA)가 일본에 진출한 뒤 3루가 늘 고민이었다. 2010년 새로운 주전 3루수 송광민이 시즌 중 군입대하며 팀을 떠났고 이후 여러 선수들이 3루에 기용됐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8차례를 차지한 한대화 감독을 만족시지키 못했다. 하지만 올해 오선진이 한 감독의 고민 해결사로 나섰다.
한 감독은 "3루수라면 공격력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오선진의 타격은 수준급에 올라섰다. 한 감독은 "김용달 타격코치가 온 뒤로 불어놓고 가르치는 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달 코치는 팀 합류와 함께 오선진에게 "기본이 안 돼 있다"며 경기 끝난 뒤에도 남아 집중지도했다. 오선진은 "원래 바깥쪽에 자신있었는데 몸쪽도 칠 수 있도록 히팅포인트를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고 변화상을 설명했다. 한대화 감독은 "파워를 좀 키우면 좋겠다"고 했는데 오선진 역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을 키우려 한다"고 했다. 3루수라면 어느 정도 파워도 필수적이다.
3루 수비에서도 부쩍 자신감이 늘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오선진이지만 주포지션은 2루와 유격수였다. 한대화 감독은 "처음에는 3루가 어색해서 그런지 실수도 많이 했지만 계속 붙박이로 기용하니 점점 좋아지고 있다. 적응이 됐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선진도 "처음에는 3루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며 3루 수비에도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 새로운 공격 첨병 자리매김
 
오선진의 또 다른 변화는 1번타자 기용이다. 그는 지난달 초부터 1번타자로 시험대에 올랐고, 후반기에는 붙박이 1번으로 나오고 있다. 1번 타순에서 47타수 17안타 타율 3할6푼리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볼넷 3개와 몸에 맞는 하나를 더하면 출루율은 4할1푼2리. 한대화 감독은 "요즘처럼 꾸준하게 한다면 3루와 함께 1번타자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한화는 야수 최고참 강동우를 제외하면 마땅한 1번타자감이 없었다.
오선진은 "1번이든 하위타순이든 마음가짐은 똑같다. 처음 1번으로 들어갈 때에는 공도 많이 보고,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타격이 잘 되지 않았다"며 "강동우 선배님께 조언도 구했는데 초구라도 좋은 공이 적극적으로 치라고 말씀하셨다. 1번타자라서 공을 고르다 서서 삼진당하는 것보다 노리는 공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치는 게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오선진의 초구 공략시 타율은 3할6푼4리.
1번타자치고는 발이 아주 빠르지 않은 게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오선진 스스로도 "발은 빠르지 않다. 도루할 다리는 안 된다"고 인정한다. 팀 내 가장 많은 8개의 도루를 성공시켰지만 도루 실패도 6개 있다. 하지만 그는 "언제든 도루할 수 있을 만큼 빠른 건 아니지만 1루에서 3루까지 달리는 건 열심히 하고 있다. 한 베이스라도 더 갈 수 있는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발이 빠르지 않아도 그는 대단히 매력적인 공격 첨병으로 자리 잡았다. 오선진이 한화 야구의 선진화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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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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