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6계단이나 높은 세계랭킹 4위 천진(중국)은 일단 넘어섰다. 이제 4강이다. 그러나 남은 상대들이 모두 세계랭킹 1, 2, 3위의 최강자들이다. “이번이 3번째이자 나의 마지막 올림픽이다. 색깔에 상관없이 메달을 따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4강에서 세계랭킹 1위 린단(중국)을 넘어야 한다.
한국 셔틀콕 남자단식의 대표주자인 이현일(32, 요넥스)이 사실상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지금, 위대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랭킹 10위인 이현일은 3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단식 8강전에서 천진을 세트스코어 2-0(21-15, 21-16)으로 제압했다.
이현일은 경기를 마친 뒤 “1차 목표였던 4강에 진출하게 돼 기쁘다”면서 “그러나 아직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나 자신에 대한 기대가 더 남아있다. 이제 천징을 넘었을 뿐 세계랭킹 톱3 선수들과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누구를 만나든 후회없이 싸울 것”이라 말하며 첫 메달 획득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천진을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한 이현일은 이제 3일 밤 10시15분 세계랭킹 1위 중국의 린단과 결승 티켓을 놓고 한 판 대결을 펼친다. 이기면 최소한 은메달을 확보할 수 있다. 꿈에 그리던 메달이다.
그는 “스트로크와 파워, 정확도까지 린단은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상대가 누구인지, 지든 이기든 평상심을 유지하고 정확한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스스로를 독려했다.
이어 이현일은 지난 2번의 실패를 딛고 과연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런던올림픽을 마지막 대회로 생각하고 준비해 왔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오직 금메달을 원하지만 색깔은 크게 상관없다.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현일은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에서도 4강에 진출했지만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아쉽게 3~4위전에서도 무릎을 꿇으며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바 있다. 과연 그가 생애 마지막 올림픽에서 그토록 원하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공한다면, 한국으로선 배드민턴 남자단식에서 2004년(손승모, 은메달) 이후 8년 만에 메달 획득에 성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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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